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북한에 전쟁 납북자가 없다?


2006.09.08

북한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전쟁 발발 후 남쪽에서 납치되어 들어간 사람들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6일 '우리민족끼리'는 "반북 대결에 환장한 자들의 비열한 날조 품"제하 개인필명의 글에서 "공화국(북한)에는 납북자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 속성상 존재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이트는 계속하여 "남조선 출신들은 미제의 군사적 강점과 리승만 정권에 환멸을 느끼고 자기 신념에 따라 북으로 들어왔거나, 의용군에 입대하여 미제와 싸웠다"며, "자원적으로 공화국의 품에 안긴 사람들이 어떻게 '납북자'가 될 수 있는가"라고 토를 달았습니다.

북한이 전쟁 납북자가 없다고 반발하고 나선 것은 지난 8월 13일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미일 회장이 한국 전쟁납북사건자료원과 강릉대 김명호 경영학과 교수와의 협조 하에 '6.25전쟁 납북자 실태 실증적 분석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입니다.

보고서는 전쟁 발발 후 3개월간 전국의 지식인 10만 여명이 계획적으로 납치되었다는 사실을 규명해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선전매체는 이 사실을 밝혀낸 사람들에게 "진실을 왜곡하다 못해 사실을 날조하는 남조선의 극우보수세력, 쓸개 빠진 인간쓰레기"라고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 6.25전쟁시기 남쪽출신 사람들이 상당수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속에는 비날론 발명가 이승기박사를 비롯해 수많은 과학자들과 배우 등 인텔리들이 포함되어 있었지요.

왜정 때 일본 동경 등 유학을 다녀온 인텔리들은 대학과 전문학교가 많은 서울을 비롯한 남쪽 지방에 내려와 살았습니다. 더구나 배움에 뜻을 둔 많은 북쪽 출신 인텔리들도 북한에 소련군정이 들어서면서 계급독재가 실시되자, 탄압을 피해 38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왔습니다.

건국을 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인재 부족으로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일성주석은 1946년 담화문을 발표하고, “부족한 인텔리문제를 해결하자면 북조선에 있는 인텔리들을 다 찾아내는 한편, 남조선에 있는 인텔리들을 데려와야 합니다”라고 교시한 바 있지요,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자, 북한이 제일 먼저 시작한 일은 이름있는 과학자들과 배우들을 북한으로 데려가는 작업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인민군을 따라 서울에 입성한 노동당 정치공작대들은 군대들과 협동 하에 과학자들의 주소를 미리 알아가지고, 북쪽으로 대대적으로 끌어갔습니다.

남한의 공보처 통계국이 작성한 '서울특별시 피해자 명부'의 2,438명과 한국정부가 발행한 '6?25사변 피납치자 명부'에 등재된 82,959명 등 5개 문서에 등재된 납치대상자 중 중복된 인물을 제외하고 총 96,013명의 납북자 명단이 확인되었습니다.

납북자들의 직업도 다양한데, 국회의원(63명), 판검사(90명), 변호사(100명), 경찰(1,613명), 행정공무원(2,919명), 군인 및 군속(879명), 교수 및 교원(863명), 의사 및 약사가 526명이나 포함되어 있었지요.

북한은 이렇게 끌어간 납북자들을 "의거 입북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납북자들은 고향을 떠나 처자식과 헤어져 한평생 쓸쓸하게 보냈습니다.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도 몇 명 되지 않습니다만, 북한당국은 이산가족 상봉을 중단시키지 말고, 그들이 하루빨리 가족친척들과 만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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