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북한은 왜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하나


2006.10.13

북한 대남선전기구가 남한의 북한인권단체들이 운영하고 있는 라디오방송에 대한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은 12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남조선 당국은 반공화국 모략 방송이 북남관계에 미칠 엄중한 후과를 심사숙고 하고 당장 중지시키기 위한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해왔습니다.

이어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은 6.15 공동선언 정신에 배치되는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모략방송의 운영을 비호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민화협이 대북방송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은 이들 방송이 북한주민들에게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자유를 선도하는 길라잡이가 되고 있다는데 있지요.

알려진 바와 같이 현재 남한에서 송출되는 대북방송은 자유북한방송, 열린북한방송 그리고또 한 북한인권단체에서 진행하는 자유조선방송 이렇게 모두 3개 채널입니다. 이들 방송국은 NGO단체 즉 비정부단체들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북당국은 6.15정상회담 후 비난방송을 중단했지만, 삭막한 인권의 불모지에서 헤매는 북한주민들에게 자유를 알릴 목적으로 남한에 나온 탈북자들이 주축으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유북한방송을 운영하고 있는 탈북자출신 김성민 대표는 2004년부터 자유를 갈망하는 북녘 동포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의 빛'이 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동료 탈북자들과 함께 대북방송을 해오고 있습니다.

이 방송은 새벽 2시부터 30분간, 또 오후 7시부터 30분간 전 노동당 비서인 황장엽씨의 강좌와 탈북자 수기 등을 내보내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외교관 가족을 비롯해 탈북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이 편지나 전화를 통해 '방송을 잘 듣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해올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이 방송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친 북한 대남기구의 '폭파위협'에 시달리기도 했는데요, 2004년 처음으로 인터넷방송을 시작하자, 한민전 인터넷사이트에‘사이비 방송을 폭파하라’라는 글이 등장했고,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북측은 방송을 중단하라는 의견을 공식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12월 첫 라디오방송이 시작되자, 대남기구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은 "자유북한방송을 폭파시켜야 한다”고 강도 높게 위협했지요. 또 수많은 정체불명의 협박전화에 걸려오자, 김 대표는 "이미 각오했던 문제다. 방송을 그만두어도 북한이 민주화될 때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지요.

대남기구들의 잇단 방송 중단 요구와 폭파위협은 그만큼 방송이 북한체제에 아주 위협적임을 실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현재 북한주민들의 눈을 틔워줄 수 있는 방법은 이길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탈북자들이 성금으로 방송이 운영되고 있다고 이 방송관계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들 방송을 듣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얼마 전 한 연구기관이 진행한 리서치 연구조사에 의하면 남한언론 접촉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한 탈북자의 80%이상이 남한방송을 청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는 대북방송이 북한 함경북도는 물론 중국동북지방에서도 정확하게 들린다고 피력했습니다. 이 방송 관계자들은 우리마저 방송을 중단하면 '유리병' 속에 갇힌 사람들이 숨 막혀 질식할 것이라며, 북한주민들에게 신선하고 자유로운 삶을 주기 위해 방송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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