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北 4월 행사에 초점을 두는 이유


2007.04.13

오늘은 북한선전매체가 왜 4월의 명절을 거창하게 선전하고 있는지 이야기 하겠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올해 태양절(4.15)은 강력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한 승리자의 대축전, 반미대결의 승리의 축전장"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노동신문과 중앙통신을 비롯한 선전매체들도 연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준비정형을 전하고, 광복거리에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형상한 대형모자이크 벽화가 건립된 소식도 잇달아 전했습니다.

이번 4월은 김일성 생일 95돌과 인민군창건 75돌이 두 개나 있어 주민들은 행여나 명절 배급이라도 넉넉히 줄까 하는 바램이지만, 별 뾰족한 대책은 없고 각 지방 자체로 해결하라는 중앙의 지시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어린이들에게 당과류 한 봉지씩 준다고 하니, 아이들은 오래간만에 손꼽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명절입니다. 다행히 전기도 명절용이다 보니, 그날만큼은 TV 시청을 할 수 있겠지요.

주민생활이 이렇게 바닥을 쳤는데도 북한당국이 10만 명이 넘는 군중을 동원시켜 집단체조를 한다, 열병식을 한다 분주탕을 피우는 목적은 어데 있습니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사 덕에 이밥 먹는다"고 이번 명절을 계기로 군사중시 사상을 선전하고 체제 결속의 끈을 바짝 조이는데 있지요.

북한은 98년부터 줄곧 강성대국을 외쳐오지만, 여전히 주민들의 먹는 문제만은 풀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강성대국'이란 정치, 경제, 군사대국을 뜻하는 말인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풀 수 없는 경제책임을 핵무기로 덮어 보려고하고 있습니다.

조선신보가 "강력한 전쟁억제력 보유는 정치역학적인 구도를 일변시켜 조미(북미) 대결전의 승리를 이룩했고, 선군의 위력으로 조선의 외교공세에 의해 6자 회담이 재개되었다”고 강조한 것만 봐도, 작년 10월에 진행한 핵실험을 놓고 지금이야말로 강성대국을 건설했다고 자랑할 만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거죠.

실제로 핵실험 이후에 유엔대북결의가 채택되고, 북한은 국제적 고립에 직면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핵폐기를 약속하고 나서야 6자 회담이 재개되고, 북미관계가 완화되었습니다.

지금 조성된 평화분위기는 북한이 핵폐기를 전제로 국제사회의 아량 있는 양보와 타협한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주민들이 외부정보를전혀 접할 수 없게 귀와 눈을 가리우고 한반도 평화분위기를 핵보유에 의한 외교승리로 호도하고, 반미대결의 승리로 묘사해 자축행사를 벌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인민군 창건 75돌을 맞는 4.25때는 대규모 열병식도 진행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지원이 없이 살아 갈 수 없는 경제구조를 가진 북한이 '경제강국'을 표방하는 모순된 논리로 외부정보를 끊임없이 받아 눈을 뜨기 시작하는 주민들의 귀와 눈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4월초부터 배급을 준다"고 보안원들이 장마당 식량을 회수해서 권력기관 사람들에게 배급한다고 합니다. 또 보안원들은 자본주의가 조장된다고 장마당 공업품 물건을 압수해 가고 있다고 합니다.

법 기관들이 주민들의 물건이나 노략질해먹는 혼탕 된 사회를 놓고 무슨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논할 수 있습니까, 역대적으로 크게 쇠는 '정주년'이 두 개씩이나 끼운 4월 명절날 고기라도 한끼 푸짐히 먹이는 게 강성대국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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