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 뒤짚어 보기: 北 당국 청년에게 관심 돌리는 이유


2006.09.01

북한당국이 청년들을 장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노동신문 28일자는 청년절 제정 15주년을 맞아 청년들에게 '수령 결사옹위'를 강조했습니다.

신문은 1면 사설을 통해 “선군의 기치 높이 조선 청년의 혁명적 기상을 힘있게 떨치자”며 “장군님(김정일)의 안녕과 권위를 지켜 한 목숨 서슴없이 바쳐 싸우는 선군시대의 총폭탄 영웅으로 튼튼히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최고지도층은 '청년 껴안기'에 나섰습니다.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판은 31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지난 28일 청년절을 맞아 평양화력발전소를 찾아 청년들을 격려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올해 78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청년들과 체육경기에 참가해 밧줄당기기(줄다리기) 심판을 맡았다고 신문은 전했지요.

또한 최태복 노동당 교육비서도 김일성종합대학에 나가 체육오락경기에 참가하고, 대학생들과 담화를 나눴다고 조선신보는 소개했습니다.

이처럼 북한당국이 청년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돌리는 이유는 노동신문 최근호가 "착취와 압박을 받아보지 못하고 전쟁도 겪어보지 못한 혁명의 3, 4세들이 사회의 주력이 됐다"며 “세대가 바뀌어도 혁명전통 교양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것이 당의 드팀(흔들림)없는 의지”라고 설명 한데서 충분히 알 수 있지요.

현재 북한당국은 3세, 4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지금 20~30대 청년들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당과 국가도 믿을게 못 된다. 오직 내 돈이 있어야 죽지 않는다"는 사상이 머릿속에 굳어진 사람들입니다.

왜 자기가 수령과 당을 위해 총폭탄이 되어 죽어야 하는지를 의심할 때가 이미 지난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요.

이 같은 청년들의 변화는 최근 10년 이래 최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현재 북한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문제는 북한내부를 부식(腐蝕)시키는 이른바 '자본주의 문화' 유입니다.

그 전파자들도 3세, 4세라는 사실은 비밀이 아닙니다. 올해 초 함흥에서 나온 탈북자에 따르면, 함흥 시내에는 VCD와 비디오를 소유하고 있는 가정이 약 70%, 군 단위에는 약 20%인데, 그들 대부분이 남한 드라마와 중국액션(무술)영화를 본다고 합니다.

고등중학교 학생들도 CD판을 '알판'이라고 부르며, 중국에서 들여온 원판을 복사해 한 장당 3천원에 판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개혁개방을 요구하는 것도 3세, 4세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청년들은 총 한방 쏘지 않고 수백만 명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때도 살아남았는데, 무모하게 죽지 말고 빨리 개혁 개방해 잘 살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또 10년 넘게 지속된 경제적 궁핍으로 군대의 기강도 많이 떨어져 있습니다. 군대들은 ‘장군님 군대’ 행세를 하며 주민들을 약탈하고 있어 군민관계가 매우 악화돼 있지요.

이런 조건에서 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오로지 수령결사옹위를 강조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미사일 발사 이후 국제적으로 고립된 북한당국이 내세울 수 있는 카드는 주민통제와 반미항전에로 부추기는 것뿐입니다.

군대를 중시하고 주민결속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지요. 그래서 요즘 '총대사상'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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