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남한 땅 친북단체들이 석권했다?


2006.02.17

2월 15일 노동신문이 중앙통신사와 반제민족민주전선(반제민전) 평양지부 대표와 가진 기자회견을 실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평양대표는 "남녘의 인사들이 장군님(김정일)을 흠모하여‘통 큰 지도자''시원시원하고 결단력 있는 지도자’로 존경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주요 일간 신문들은 장군님의 사진 200여 상을 정중히 모시고, 그이를 칭송하는 기사 400여 건을 실었다"며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해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이 지난해에 600만 명에 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을 듣는 북한주민들은 ‘남조선 정부까지 장군님을 흠모하니, 머지않아 통일이 되겠구나'고 신심을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현실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남한에서 발간되는 중요 일간 신문에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을 찬양하는 글을 싣지 않습니다. 혹시 김위원장이 남한 통일부 장관을 만나고, 중국을 방문할 때 찍은 사진을 싣기는 하지만, 개인숭배 기사는 싣지 않습니다. 민주주의 언론은 인간을 환상적으로 대하고, 우상화 하는 것을 극력 자제합니다. 그리고 허위를 싣지 않습니다. 허위가 드러나면 신뢰가 떨어져 사람들이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진실은 신문의 생명이라고 말합니다.

시위 말이 났으니 남한의 시위에 대해 설명을 좀 할까 합니다. 요즘 남한에 시위가 많지 안습니다. 노동자들이 임금과 노동조건을 개선해달라고 벌이는 시위가 좀 있습니다만, 반미시위나, 반정부 시위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저도 남한에 처음 와서 시위를 한번 보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시위자들이 경찰의 최루탄을 ?고 싸우는 모습이 용감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몇 년 동안 최루탄 쏘는 경찰을 보지 못했습니다.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이따금씩 시위를 하긴 합니다. 불과 서너 명이 지하철에 나와 오가는 사람들을 향해 '미국을 몰아내자'라고 소리칩니다. 이때 지나가는 사람들은 '야, 철없는 것들아, 미국이 없으면 너희들이 이만큼 살 것 같애?'라며 욕합니다. 어떤 때는 열명가량이 거리에 나와 프랑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다 조용히 헤어집니다.

또 폭력적으로 시위를 하여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습니다. 작년 7월 한총련 소속 학생들이 평택 미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 인바 있었습니다. 시위에는 미군기지를 반대하는 학생들과 미군기지를 찬성하는 평택주민들이 마주섰습니다. 시위대들은 얼굴을 천으로 가리우고 쇠파이프와 죽창을 들고 경찰들을 공격했습니다.

경찰들이 시위대의 죽창에 찔려 부상당하자 남한 주민들은 시위대를 중국의 '홍위병'에 비유해 비난했습니다. 물론 민주사회이니 누구나 신청하면 시위를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권력이 발동되지 않는 시위에 죽창과 쇠파이프를 동원해 옛날 농민봉기 하듯 두드리면 사회가 혼란해 진다는 것입니다. 사회가 민주화 되었으니, 시위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경찰들이 시위자들을 피합니다. 며칠 전에 경찰이 과잉진압을 했다고 하여 경찰장관이 정복을 벗고 사퇴했습니다. 시위를 못하게 하는 북한에 비하면 상상도 못할 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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