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보안성 포고문, 누구를 사형하려고 하나?

2006-03-24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 인민보안성(남한경찰에 해당)이 지난 1일 '마약거래. 제조. 수출하는 자들을 최고 사형까지 처할 것'이라고 포고했습니다. 또한 '통신선과 전력선을 자르는 자들도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선언했고요.

이로써 2000년 이후 잠잠했던 총소리가 또 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때 북한주민들은 굶주리자, 마약을 팔고, 전기선을 잘라 파는 등 먹고 살기 위해 범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양 룡성구역 마람동 조선혁명박물관 강사 강탈사건부터 시작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형지시로 북한에서는 매해 2천명 이상의 주민들이 사형당했습니다.

북한이 21세기 들어 사형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2005년 3월 1일과 2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3명의 주민들을 사형했습니다. 훗날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전세계에 퍼졌고, 그걸 본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치를 떨었지요.

지금 지구상에는 사형제도가 있는 나라가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가들은 이미 사형제도를 폐지했지만, 중국과 북한을 비롯한 일부 공산국가들만 사형을 대중교양용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린 포고는 누가 사형대상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요즘 국제사회는 북한의 마약밀매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이를 단속하기 위해 해외로 나오는 북한여행자들과 북한선박들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왜냐면 지금까지 적발된 마약밀수자들 가운데 북한외교관들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지요.

대표적 실례로 2004년 12월 터키에서 시가(時價) 700만 달러 상당의 마약을 소지한 북한외교관 2명이 체포되었고, 98년 1월 멕시코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 2명이 코카인 35kg을 러시아로 밀반입하다 적발된 것을 비롯해 99년 2월에는 중국주재 북한 총영사관 직원이 아편 9kg을 판매하려다 중국공안에 적발되었답니다.

아편재배는 북한에도 잘 알려진 '백도라지 사업'입니다. '백도라지 사업은' 9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평남도 양덕군, 맹산군, 함경도의 개마고원에서 대량적으로 재배됩니다. 생산된 아편즙은 청진시 나남제약공장으로 운반되어 헤로인, 히로뽕, 코카인으로 제조됩니다.

나남제약공장에서 생산된 '동마'(마약일종)는 북한에서 1kg에 7천 달러에 밀매되지만, 외국에 나가면 수만 달러 합니다. 마약은 값이 비싸기 때문에 간부들은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 눈독을 들이는 물건입니다. 세계에서 마약통제를 가장 심하게 하는 국가는 중국인데, 50g만 밀매해도 사형에 처합니다. 왜냐면 중국은 19세기 '아편전쟁' 때문에 나라를 망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약 값이 비싸고, 위험하기 때문에 북한당국도 통제하겠다고 칼을 빼든 것입니다. 문제는 '백도라지 사업'을 5호 관리부와 당자금을 마련하는 39호실이 맡아 한다는 것입니다. 5호 관리부는 한해 '100만 달러 벌기 운동'을 벌이며 계획을 한 사람에게는 영웅칭호까지 줍니다.

보안성의 이번 포고가 마약을 생산하는 5호 관리부와 39호실을 사형한다는 소린지, 아니면 마약 밀매하는 북한외교관들을 사형한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습니다. 틀림없이 마약을 훔쳐 파는 주민들을 사형하겠다는 소리일 것입니다.

무시무시한 사형포고령이 내렸으니, 조만간 총소리가 또 울릴 것입니다. 주민들은 이번 마약 시범껨(시범케이스)에 걸려 사형당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해야겠습니다.

하고 싶은 말 (0)
Share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