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혁: 미니스커트와 청바지


2006.05.09

전번시간에 여러분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저는 봄 이야기 와 꽃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오늘도 역시 봄 이야기를 계속할까 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봄은 꽃의 계절이고 또 여성의 계절이라고 도하지요. 그런 속담은 북이나 남이나 똑같은 것 같군요, 아마 우리는 달리는 될 수 없는 한 민족임이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올봄 여기 서울은 지금 여자들의 과감한 옷차림으로 따스한 봄 내움이 더 활기차 보이고 있습니다. 올봄 남한 여성들의 옷차림 유행은 “ 미니스커트”라고 하네요. 여기서 “미니스커트”는 아주 짧은 치마란 뜻입니다.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다리가 짧은 편인 우리 조선 사람들에게는 다리가 길어 보여 보기가 참 좋습니다. 지금 저는 남한에 와서 대학을 졸업하고 디자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가 좀 먼 편입니다. 회사는 지하철을 이용하여 출근하는데 집에서 회사까지 두 시간 정도 걸리고 있습니다. 봄이 오기 전에는 그냥 그 두 시간이란 시간을 잠을 청하거나 만화책을 보거나 소설책을 보는 걸로 지루함을 달랬는데 요즘은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예쁜 다리를 구경하느라 2시간이 전혀 지루 하지 않네요.

요즘 세계적인 옷차림유행은 자기 개성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함께 입는 옷이 아니라 자기만의 특징을 살린 자기만의 옷 모양을 연출하기를 원하지요. 제가 살았고 여러분이 살고 있는 그 땅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고 또 하나의 사치로 느껴 질수 도 있지만 세계는 지금 그렇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니스커트” 도 각양각색, 천차만별의 모양들이 올봄 저조선의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 하고 있습니다. 짧은 “미니스커트”에 자기만이 개성을 살린 “액세서리“( 여기서 액세서리는, 귀걸이 목걸이 등 장신구를 이야기 합니다)”액세서리“ 까지 하고 다정하게 팔짱을 끼고 명동의 거리를 거니는 청춘남녀들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과연 저 사람들 나이 때 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해 보면 저의 20대는 대학을 다닐 때에는 대학교복, 사회에 나와서는 그냥 잠바나 적위대 복만 입고 다닌 생각 밖에 나지를 않네요, 뭐 남녀 간의 사랑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누가 볼가 구석진 곳만 찾아 다녔던 기억이 있고요, 좋아하는 여자 친구랑 손잡고 과감하게 거리를 거닌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저번에 어떤 기자 한분을 만났는데 그분이 묻더군요. 북조선에도 옷 모양의 유행이 있냐고요. 그래서 저는 “당연히 있다고 대답 했습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제가 살았던 땅에도 옷차림의 유행이 있더라고요. 젊은 여러분! 올봄 북조선에는 어떤 옷 모양이 유행이나요? 제가 그쪽에서 살 적에는 그러니까 98년도이겠네요 그때는 여자들은 격자 잠바가 유행 이었구요, 남자들은 싸지 잠바가 유행이었습니다.

싸지 잠바에 당상이라고 하지요 김일성 주석 초상화를 척 달고 나가면 그 보다 멋진 모습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젊은 여러분! 그렇게 싸지 잠바에 당상을 달고 그것을 최고의 옷 모양으로 알았던 제가 지금 어떤 옷차림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머리는 여자처럼 길게 길러서 끈으로 질끈 동이고요 바지는 청바지라고 하는데 아참 여러분들 중에는 잘 아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북한에서 미국 바지라고 못 입게 하지요, 파란색이 나는 바지 말입니다. 제가 지금 그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바지를 막 칼로 찢어서 입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보면 꽃제비 들이나 입는 다 꿰진 옷처럼 보이지요, 저도 처음 남조선에 와서는 그런 옷을 입은 청년들을 보고는 미친놈들이라고 욕을 했지요. 그리고 생각 했습니다. “ 아 북조선 에 서 선전 하던 것이 맞구나 정말 썩고 병든 사회구나” 하고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 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자기표현이고 자기 개성을 연출하는 하나의 방법이 거둔요. 여기 남조선의 여자들은 찢어진 바지를 많이 입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들을 미쳤다고나 아니면 정신 나갔다고 하는 사람은 한사람도 없습니다.

북한의 젊은 여러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여러분 같으면 무릎 위가 훤히 다 보이는 치마를 입으라면 입을 용기가 있을까요? 찢어진 바지를 유행이라고 입으라면 입을 용기가 생길까요? 오늘 옷 모양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오늘은 여기 까지만 하려고 합니다. 다음시간에도 우리 봄 옷차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 봅시다. 다음 만나는 시간까지 건강하시고 한번 찢어진 바지랑 무릎까지 올라오는 치마랑 상상해 보십시오, 아마 재미 있을 겁니다. 그럼 다음 만나는 시간 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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