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농사에 돌려야 할 전력이 북중 국경연선에 새로 지은 아파트 조명에 공급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치적을 선전하려고 실제 공급돼야 할 농촌부분의 전기가 다른 곳에 허비된다는 지적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 전력 소비가 가장 큰 계절은 5월과 6월입니다. 양수기를 돌려 논에 물을 대야 할 전기가 국경지역의 새 아파트의 외부 야간 조명용으로 공급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4일 “요즘 신의주 수해지역에 새로 건설한 아파트 조명에 대한 주민들의 비난이 들끓는다”면서 “농업에 써야 할 전기를 외부 조명을 밝히는 데 돌렸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을 마주한 압록강변에 새로 건설된 수해 아파트는 야밤에도 외경이 대낮같다”면서 “당에서 국경지역 수해아파트의 외부조명을 환히 밝히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농촌에 전기가 부족해도 이곳에는 전기가 항시 공급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부분의 북한 지역, 평균 하루 1시간 정도 전기 공급
이어 “도시와 농촌, 국경과 내륙 어디나 전력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밤이 되면 캄캄한 속에서 생활하느라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면서 “대부분의 주민들이 평균 하루 1시간 정도의 전기를 공급받으며 어렵게 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게 아니라 아파트를 멋있게 보이게 하려고 외부에 조명을 켜는 것”이라면서 “신의주 아파트의 외경은 압록강을 마주한 중국에서 보는 것인데 당국은 도대체 무엇을 의식한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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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9일 “요즘 신의주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는 밤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면서 “반면 농촌지역에는 전기가 없어 고통받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농장들에서 벼 모내기를 마무리 하지 못해 농장원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면서 “오는 13일을 모내기 마감기한으로 계획하고 있는데 전기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논물을 댈 양수기를 돌리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런데도 당에서는 전기를 아파트 외경을 밝히는 데 돌리면서 도내의 농촌지역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면서 “주민들의 식량문제를 해결하는 농사에 공급할 전력을 압록강변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 야간 조명으로 공급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압록강변에 새로 건설된 아파트에는 밤에도 외부 조명을 밝혀 중국쪽에서 보면 화려한 인상을 받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총비서의 영도로 지어진 아파트임을 선전하려고 국경 야간조명에 전력을 돌린 당국의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지은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