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은 물론 각 지방 당국까지 플라스틱 원료 해결에 떨쳐 나섰습니다. 플라스틱 원료가 올해 농사 준비와 지방 공장 운영에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요즘 당국이 비닐박막 생산에 필요한 원료인 뽈리찐(폴리에틸렌)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며 “올해 농사를 제대로 짓자면 비닐 박막이 필수이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작년 말 비닐 박막(플라스틱) 생산에 필요한 합성수지 원료인 뽈리찐을 구입하기 위해 중국에 갔던 농업부문 무역간부들이 빈손으로 돌아온 것으로 안다”며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당국은 다른 무역기관들에 뽈리찐을 들여오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이에 따라 중앙급 무역기관들이 저마다 일꾼을 중국에 파견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국내에서 비닐 박막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한 곳 있긴 하지만 원료는 외국에서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농사에 필요한 비닐 박막은 거의 다 중국에서 수입해 썼다”며 그런데 “당국이 매년 완제품을 들여오는 것보다 원료를 들여다 자체로 생산하는 게 외화 절약과 시기성 보장 등 여러모로 이득이라고 판단하고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현대화를 추진하는 등 자체 생산을 계획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3월 말까지는 냉상모판(못자리)에 볍씨가 들어가야 하는데 비닐 박막이 없으면 모판 온도 보장을 할 수 없어 볏모를 제대로 키울 수 없다”면서 “원료 해결이 잘 되지 않아 자체 생산을 못하면 부득불 비닐 박막을 중국에서 수입해와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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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농사뿐 아니라 지방공업공장 운영 정상화에도 뽈리찐이 매우 중요하다”며 “뽈리찐 해결이 쉽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전국 40개 시, 군에 식료공장, 옷공장, 일용품공장이 건설되었다”며 “식료공장이나 옷공장은 국내 원재료가 기본이지만 일용품공장에서 생산하는 수지제품의 경우 수입산 뽈리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방공장 운영에 필요한 것은 자체로 해결해야 한다”며 “뽈리찐은 도 무역국이 담당해 구입하고 그에 필요한 외화는 해당 지역이 부담하는 구조”라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각 시, 군 인민위원회에 무역을 담당한 부서가 있고 외화벌이사업소도 있지만 그 자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아 간부들의 고심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언급했습니다.
준공식만 겨우 한 지방공업공장
그는 “고난의 행군(1990년대 경제난) 이후 뽈리찐 원료가 없어 파비닐을 녹여 만든 시꺼먼 재생 수지 제품을 사용했지만 이후 모양도 색깔도 고운 중국산 수지 제품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눈이 높아졌다”며 “국내 일용품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그 정도 수준은 되어야 사람들의 비난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이 새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질좋은 생활필수품이 꽝꽝 생산된다고 선전하고 있으나 대부분 시운전을 겨우 한데 그쳤다”면서 “길주와 부령에 새로 건설된 일용품공장도 준공식을 한지 한달이 지났으나 생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작년 12월 부령에서 진행된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때 시운전을 위해 준비한 뽈리찐 원료를 봤는데 중국 길림석유분공사에서 생산한 25kg 포대 몇 개가 전부였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는 항상 시작은 굉장히 요란하다”며 “각지 새 공업공장들이 생산을 정상화하자면 전기와 원료 등이 제대로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게 정상적으로 보장될 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안창규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