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력난에 생산품 품질도 흔들…찌그러진 ‘강서약수’ 용기

앵커 : 북한에서 잦은 정전과 저전압으로 공장 생산품이 불량품이 되거나 아예 폐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식품과 각종 생필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요즘 생필품 공장들에서 전력부족으로 생산 도중에 정전이 자주 발생한다”며 “정전이 되면 기계가 갑자기 멈춰 생산품이 형타(형태) 불량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특히 “갑자기 전압이 떨어지거나 정전이 되면 생산 중이던 제품을 폐기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일부 플라스틱 같은 제품의 경우 사용한 원료를 재사용할 수 없어 원료 손실로 이어지고 공장에도 막대한 손해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플라스틱 용기를 성형하는 과정에서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용기의 형태가 제대로 잡히지 않는 등 성형 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취재 협조자가 기자에게 보내온 북한 수출품 ‘강서약수’ 사진에서도 용기의 형태가 고르지 않은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강서약수’는 남포시 강서구역에서 나오는 천연 탄산수로, 북한이 국보로 지정할 정도로 유명한 제품입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강서약수’는 은하무역회사가 수출한 것으로, 플라스틱 용기의 바닥 일부가 불규칙하게 변형돼 있었습니다. 외부 충격으로 눌린 흔적이라기보다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변형입니다. 협조자가 보내온 여러 장의 사진에서도 용기들은 바닥에 안정적으로 세워지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평안북도 주민 소식통은 “요즘 전력 부족으로 대부분의 공장은 멈추고 식품 생산이나 사출계(플라스틱 사출성형 업체)의 생필품 생산 공장 일부에만 교대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실태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인민생활 향상의 선결 조건으로 제품의 질 제고를 강조한다”면서 “생산에서 원료와 자재도 문제지만 전력부족이 더 큰 문제로 나서고 있는데 제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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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력 부족 상황은 함경북도에서도 비슷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신변 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청진시에 전력이 부족해 당국이 요구하는 지표 생산을 제대로 하는 공장이 별로 없다”면서 “각 공장에 동시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어 교대로 흐름식 전기를 공급하지만 그마저 전압이 너무 낮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청진시 종합식료공장은 하달된 술, 된장 등 발효식품 생산량을 맞춰야 하지만 전기 문제로 번번이 생산을 포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식료품은 발효 과정에서 온도가 일정하지 않아 변질되거나 부패하면 전부 버려야 한다”며 “전기가 교차로 공급되다 보니 종균 배합과 배양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2021년 5월, 평양양말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남성용 양말을 생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1년 5월, 평양양말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남성용 양말을 생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1년 5월, 평양양말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남성용 양말을 생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AFP)

또 시 안의 일용품 공장들이 전력부족으로 생산을 중단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비누, 치약, 신발, 옷 등 심지어 아이들의 머리핀까지 중국산을 써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력 부족이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생필품 생산과 품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은 ‘우리가 겪고 있는 생활고의 원인은 당국의 잘못된 정책결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토로한다”면서 “발전설비의 노후화와 가동도 문제지만 인민 생활보다 군수산업을 우선시 하는 정책이 빚은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