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북한을 합리적이거나 이성적이지 않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더욱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비핵화와 무관하게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7일 늦은 밤 공개된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합리적·이성적인 세력으로 놓고 안보를 구축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윤석열 한국 대통령.
윤석열 한국 대통령(7일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국가라면 저렇게 핵개발을 위해 경제를 파탄 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 집단으로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한국방송(KBS)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민을 위해선 북한이 경제를 살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핵개발을 포기하고 투자를 받아야 한다”며 북한의 현재 행보를 비판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도발 시에 “불합리하고 비이성적인 결론을 낼 수도 있는 세력이라는 것을 전제로 준비해야 한다”며 “한국의 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최근 남북한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 내부에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7일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변화가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단일 민족에서 소위 '두 국가' 원칙으로 변경한다는 것은 큰, 엄청난 변화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기저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는 북한의 주장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윤 대통령은 다만 대남 노선 전환 뒤에 어떤 구상이 있는지는 북한의 주장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선 북한의 군사력과 경제 상황, 과학기술 역량 등을 아주 면밀히 분석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상황과 무관하게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타냈습니다.
북한의 핵포기 여부와 관계 없이 정상회담을 할 수 있지만 이른바 ‘톱다운’ 방식, 즉 정상들로부터 하향식으로 이뤄지는 방식 대신 ‘바텀업’, 즉 실무진들로부터 상향식으로 이뤄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함께 내놓았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7일 KBS '특별 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탑다운'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고, '바텀업' 방식으로 양국 실무자들 간의 교류와 논의를 진행하면서 의제도 만들어 놓고, 또 결과도 어느 정도 마련해놓고 정상회담을 해야 할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핵고도화 노선을 변경하고 포기 의사를 보인다든지, 그를 위한 실행에 착수하는 것 만으로도 인도적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이들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지원하겠다는 의사와 함께, 한국 내 탈북민에 대한 배려와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서 제기된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선 “현실적이지 못한 이야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결정만 한다면 핵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겠지만, 국가 운영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