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포트] 남북간 언어 이질화 매우 심각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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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분단이 반세기를 넘어가면서 남북간의 언어의 이질화 정도가 매우 심각해 번역을 하지 않으면 서로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달라진 언어 표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수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남한 국회교육위의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16일 남한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남북한 언어의 차이와 통일언어 교육의 실태'에 관한 토론회에서 한국어문열기자협회 남북어문교류위원회와 공동으로 지난 4월부터 4개월동안 남북한에서 사용하는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문법과 한자어 외래어 전문용어 등에서 남북간의 언어 차이가 매우 컸다고 밝혔습니다.

이미경: “남북 교류가 활발해 지면서 분단의 상처가 십수년 같이 써온 말에도 스며들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말과 글이 달라지면 그만큼 동질성이 약화되면 앞으로 통일에도 커다란 장애가 될 것이다.”

이번 조사를 담당했던 한국어문열기자협회의 홍성호 남북어문교류위원장은 남북간의 언어 이질화 정도가 너무 심각해 번역을 할 정도인 점을 가장 우려했습니다. 그는 북한고등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일남이는 고기를 잡느라고 물참봉이 된 바지를 억이 막혀 내려다 보았다'라는 표현을 예로 들면서, 이 문장을 남한 식으로 바꾸면 '일남이는 고기를 잡느라고 물에 흠뻑 젖은 바지를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내려다 보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처럼 남북교과서에는 누군가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서로 다른 말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통일에 대비해야 할 어린이들이 보는 책의 내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성호: “북한 교과서를 분석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남쪽 교과서에도 북한 언어의 이해라는 항목으로 나온다. 문제는 북한 언어와 이질화 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학교 교육의 문제이다. 북한 언어 이질화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학교에서는 이질화를 가리킬게 아니라 북한 언어에 대한 이해를 가리켜야 한다.

홍 위원장은 그밖에도 남북 언어의 다른 점은 북한의 언어는 체제의 특수성이 교과서에 반영돼 있어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와 관련된 얘기가 많으며, 이들을 표현할 때는 항상 극 존칭을 중복해서 사용하는등 부자유스러운 어투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은 남한에 비해 '피타는 통곡', '성이 독같이 난'등과 같이 강렬한 어감을 주는 말들이 발달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무엇보다도 외래어 사용에 있어서는 남북 언어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전수태 남한 국립국어연구원 학예연구관은 앞으로 남북 교류가 활발해 질수록 남북 당국간 혹은 민간인들 사이에 접촉에서 언어의 차이로 인해 서로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수태: “남북정상회담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오늘 아침부터 너무 긴장하지 않았습니까?’라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인사를 했다. 남한에서는 이 말을 당신 지금 떨고 있나 라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 말하는 긴장하다는 물질적인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또 민간인이 고려민항을 탄다면 ‘급한일이 있으면 호스티스를 불러주십시오’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리고 공항에 내리면 ‘손전화를 맡겨놓고 가십시오’라고 한다. 호스티스는 스튜어디스 라는 말이고 손전화는 핸드폰을 말한다. 화장실이 가고 싶을 때 ‘화장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떨어져라’ 이런 말을 듣게 될 수 있다. 남한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떨어지면 죽지만 북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라라는 뜻이 된다.”

전연구관은 이같이 심각한 남북간의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양측의 국어학자들이 서로 만나 통일 한국어 사전 편찬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남북간 언어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은 다른 분야의 동질성 회복을 가져올 뿐 아니라 통일과 민족 화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이수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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