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한국 총선 앞두고 연초 군사도발 가능성 커”

서울 - 홍승욱 hongs@rfa.org
2023.12.28
국정원 “북, 한국 총선 앞두고 연초 군사도발 가능성 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은 내년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연초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앞선 선거 전 북한이 보인 도발 양상을 분석한 데 따른 것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8일 한국 총선, 즉 국회의원 총선거와 미국 대선,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 이른바 정세 유동기 2024년 북한이 예상하지 못한 군사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특히 한국 총선이 내년 4월 치러지는 만큼 이 같은 군사·사이버 도발은 연초에 감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국정원은 지난 20, 21대 총선 이전 북한이 자행한 군사도발 이력과 최근 주요 대남 도발 관련 주요인사를 다시 기용한 것, 대남 위협을 이어온 것 등을 근거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16 20대 총선을 앞두고 1월에는 핵실험과 무인기 침범, 2월엔 대포동 미사일 발사, 3월엔 위치정보체계(GPS) 교란 등 잇단 도발을 벌였습니다.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을 한 달 앞두고선 대남 전술무기인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네 차례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천안함·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김영철을 지난 6월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등을 지휘한 리영길과 박정천을 지난 8월 각각 총참모장과 군정지도부장으로 기용하는 등 이른바 도발 주역 3인방을 군과 공작기관에 복귀시키기도 했습니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대남 위협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전날 당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투쟁방향에 대한 강령적인 결론을 밝히면서 군과 군수, 핵무기, 민방위 부문에서 전쟁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고, 이에 한국 정부는 28일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입니다.

 

임수석 한국 외교부 대변인: 북한이 존재하지도 않는 소위 반공화국 대결책동을 운운하면서 한반도 긴장 고조 책임을 전가하고 내년에도 전쟁 준비 완성을 위해 핵·미사일 등 군사력 증강에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힌 데 대해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김 총비서는 지난 18일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후 한미를 향해 보다 진화되고 위협적인 방식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측근들에게 내년 초 한국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위협했습니다.

 

또 지난 8월에는 한국 점령을 목표로 한 전군 지휘훈련을 처음 실시하면서 사회·정치적 혼란 유발을 위해 민간시설 타격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위협했고, 남북 군사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하면서는 대한민국 소멸까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과거 북한의 행태와 최근 대남 위협 발언 수위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초 북한의 도발이 예상된다유관 부처와 함께 조기경보 및 대비태세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최전방 부대를 찾아 군사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중부전선에 있는 경기 연천군 육군 제5보병사단 열쇠부대를 찾은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도발을 당하면 즉각 보복 대응한 뒤 나중에 보고한다는 의미의 선조치 후보고를 강조하며 적의 도발 의지를 즉각 현장에서 단호히 분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헌법에 침략과 선제 핵 사용을 명시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나라라며 정치적 목적에 따라 언제든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고국을 떠나 한국 최전방에서 임무 수행 중인 미군장병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하며 격려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석이던 국가안보실장 자리에 장호진 한국 외교부 1차관을 내정하는 등 ‘2기 대통령실인선을 마무리했습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냉전 종식 후 30년 동안 지속돼온 국제 질서의 전환기적 시기에 책임을 맡아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등의 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주요 대북 정책과 국방 정책을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내정자: 담대한 구상에 기반한 북핵과 미사일 문제의 진전과 해결, 남북관계 정상화, 북한인권 개선 등 주요 대북 정책과 한국형 3축체계 구축이나 확장억제에 기반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강화, 과학기반 강군 육성, 복무 여건 개선 등 주요 국방 정책을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장 내정자는 한반도를 둘러싼 핵심 외교 사안에 두루 해박한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한미 동맹 관련 사안은 물론 대러시아 관계까지 다뤄 왔습니다.

 

지난 1982년 외무고시 합격 후 동구과장과 주러시아 참사관 등으로 근무했고,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과 북미국 심의관에 이어 대미외교 핵심 보직인 북미국장을 지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러시아 관련 전문성을 인정받아 정부 초대 주러시아 한국대사를 역임했고, 지난 4월엔 외교부 1차관으로 발탁됐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목용재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