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방장관 “북 영변 경수로, 내년 여름쯤 정상가동”

서울 - 홍승욱 hongs@rfa.org
2023.12.29
한국 국방장관 “북 영변 경수로, 내년 여름쯤 정상가동”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이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 영변 핵단지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가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여름 시험 가동 중인 정황을 포착했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28일 설명회를 개최한 신원식 한국 국방부 장관.

 

신 장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 영변 핵단지 내 실험용 경수로(ELWR)가 내년 여름쯤 정상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수로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 시설로, 지난 여름 냉각수 식별을 통해 그 시험가동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영변 경수로(LWR) 인근에서 활동이 늘었다며 지난 10월 중순 이후엔 경수로 냉각 체계에서 배수가 관측됐다고 밝힌 것보다 몇 개월 앞선 것입니다.

 

신 장관은 경수로 가동 단계와 관련해선 일부 극소량 핵물질을 투입해 원자로 시험가동을 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비나 시설을 보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신고리등 한국형 경수로 시험 가동부터 정상 가동까지는 11개월이 걸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지난 여름 시험 가동을 시작한 영변 경수로는 내년에 정상 가동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장관은 경수로로 플루토늄을 생산해 핵무기를 만든 선례가 아직까진 없다면서 경수로 가동이 순수한 전기 공급을 위한 것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습니다.

 

경수로로 생산한 플루토늄은 핵무기 생산에 쓰기엔 순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영변에서 발전할 수 있는 용량은 25~30MW로 영변 지역에 필요한 전기공급량과 비슷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북한이 경수로를 군사적으로 활용한다면 핵추진잠수함에 쓸 소형 원자로를 만드는 시험을 할 수 있고, 경수로 가동 중 만들어지는 삼중수소가 수소폭탄 재료로 쓰일 수 있는 만큼 북한이 경수로에서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만드는 새로운 사례를 내놓을 지 지켜보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신 장관은 북한 나진항에서 러시아로 이동한 컨테이너가 지난 10월 말 2천개에서 지금은 5천개 정도로 늘었다며, 152mm 곡사포 기준으로 추정하면 2백만 발을 넘는 수량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를 감행하려는 징후도 있다면서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러 전략적 도발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군이 개발 중인 초정밀·고위력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는 계획된 일정에 따라 실전 배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여당 국민의힘은 29일 북한이 노골적으로 한국 총선, 즉 국회의원 총선거 개입 의지를 밝혔다며 이에 한국 정치권이 분열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내년 초 한국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국가정보원의 앞선 발표와 관련해 향후 대응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정보를 종합하면 북한이 내년에 한국 총선에 개입하기 위해 군사도발과 대남공작을 동시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 확실해 보입니다.

 

국정원은 전날 북한이 한국 총선과 미국 대선이 있는 내년 초 예상하지 못한 군사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았고, 한국 정부도 이를 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인애 한국 통일부 부대변인: 정부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북한이 만약 어떠한 형태라도 도발을 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윤 원내대표는 철저히 안보 태세를 갖추고 사이버 여론 공작에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국가관을 유지한다면 북한도 한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방도를 찾지 못할 것이라며 야권에도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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