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리포트] 독일 학교 진입 탈북자들, 남한으로 올 듯


200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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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베이징의 한 학교에 진입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오기 위해 절차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주중 남한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2일 탈북자들은 본인이 희망할 경우,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현재 독일대사관측이 필요한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서 이동혁 기자가 전합니다.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2차 6자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베이징의 독일 학교에 진입한 탈북자 8명은 현재 독일대사관의 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독일대사관측이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독일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탈북자들이 남한으로 정치망명을 요청했으며 현재 독일대사관 관할시설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German Embassy official): ... They are people who sought refugee and they are now on the territory of the German Embassy...

이 관계자는 이들 탈북자의 처리문제를 놓고 중국 정부, 남한 정부와 각각 협의했다고 전한 뒤 조만간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 이들의 남한행이 곧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탈북자들 중에는 당초 최소한 한 명의 여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모두 성인 남성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이징의 남한대사관측도 탈북자들의 남한행을 수용할 뜻을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남한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탈북자들은 신분이 확인되고 본인이 희망할 경우, 입국을 허용하는 것이 남한정부의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철주: 탈북자들은 신분 확인이 되면 본인이 희망할 경우, 입국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국내 외국 공관에서 망명을 신청한 탈북자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남한으로 망명을 허용한 선례들이 있다며 이번 경우에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2천2년 9월에도 탈북자 15명이 독일 학교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낸 뒤 중국 당국에 의해 남한으로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최근 2년 사이 독일 학교를 포함한 외교시설에 진입한 탈북자 2백여명에 대해 필리핀, 싱가포르 등 제3국을 경유해 남한으로 가도록 허용한 바 있습니다.

남한대사관의 관계자는 그러나 독일대사관측으로부터 탈북자들의 신병을 정확히 언제 인도 받을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현재 독일대사관측이 중국측과 필요한 절차를 협의중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진입한 독일 학교는 남한대사관에서 승용차로 5분 정도 거리인 베이징 캠핀스키 호텔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중국에는 최고 30만명의 탈북자들이 은신중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중국 당국이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중국 당국에 체포될 경우, 곧바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이동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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