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농민들, 국영 농경지 유료 분여에 반발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19.03.06
nk_farm.jpg 황해남도 안악군의 한 협동농장에서 모내기가 이뤄지는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앵커: 북한 황해남도 재령군 협동농장들이 올해부터 자체 실정에 맞는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한다면서 분조 농민들에게 국영 농경지를 유료로 분여하고(나눠주고) 대신 국가에 바치는 분배 비율을 농민들에게 유리하게 바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농지 분여 비용을 낼 돈이 없는 농민들은 땅을 분할 받을 길이 없어 새로운 제도에 반발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황해남도의 한 농민 소식통은 5일 “올해부터 황해남도 재령군 협동농장들에서는 작년보다 더 많은 농장들에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하고 있는데 기존의 포전담당제와 다른 자체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면서 “자체실정에 맞는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해 효율을 높인다면서 국영 농경지를 농민들로부터 돈을 받고 유료로 분여하는 대신 가을에 국가에 바치는 알곡 현물은 대폭 줄여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포전담당책임제는 분조 농민들에게 땅을 무료로 분여하고 농사를 짓게 한 뒤 수확한 알곡 현물 가운데 70%를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를 개인이 처분하도록 했다”면서 “그러나 올해부터 재령군 농장에서는 땅을 유료로 분여하는 대신 수확한 알곡30%만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 70%의 알곡을 농사꾼이 가져도 된다고 농장 간부가 직접 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농장원들은 정말 농사꾼이 70%의 알곡을 가져가게 된다면 농사에 필요한 비료와 영농자재 비용을 제하고도 한해 먹을 식량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반기고 있다”면서 “그러나 농경지 한 평당 내화 2천원의 분여료를 반드시 선불로 내야 하며 일년 기한으로 땅을 분여 하고 있어 현금이 없는 농민들은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해남도 농민의 말: “땅 한 평당 2천원에 사서 한단 말이야요. 한 평에 2천원…농장에서 2천원에 팔아줘요. (위안화) 2원인데... 일년에 한번 농사하는 거...기니까 농장원들이 텔레비죤 등 뭐 웬간한 거(웬만한 거팔아서 농장 땅을 산 단 말이야요…”

소식통은 그러면서 “농사밖에 모르는 농민들이 현금이 있다고 해도 얼마나 보유하고 있겠느냐”면서 “일부 농민들은 돈주로부터 이잣돈을 빌려 땅을 분여 받고 있지만, 일부 농민들은 이잣돈을 물고 나면 기존의 포전담당책임제의 분배율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농장간부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기만술을 쓰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황해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황해남도 재령군에서는 2012년부터 포전담당책임제가 도입되고 있는데 처음에는 모든 농장들이 같은 방법으로 시행하였지만 작년부터는 각 농장 재량에 따라 실리적인 방법을 연구해 다양하게 도입하고 있다”면서 “포전담당책임제는 국가에 바치는 알곡현물계획만 어떻게든 채울 수 있다면 농장 자체로 다르게 도입해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 재령군에서는 두 개 농장을 시범단위로 정하고 농경지를 유료로 분여하고 분배비율을 바꾸는 방식과, 기존방식대로 국가 70%, 농민 30% 분배비율의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하면서 농민들의 생산의욕 증진과 알곡소출량의 증대 효과를 측정하려 한다”면서 “그러나 유료로 땅을 분여하는 방식은 돈 많은 돈주들이 땅을 독점하고 농민들을 고용해서 농사를 짓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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