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 국방부 조사 결과 미군 노근리 양민 학살 인정-김문희 기자

1년간의 조사 끝에 미 국방부는 한국 전쟁 초기 충북 노근리에서 미군이 비무장 양민을 사살한 것을 인정하는 보고서 초안을 작성했습니다. 12월6일자 워싱턴 포스트지 관련 보도를 김문희 기자가 정리합니다. 미 국방부는 노근리에서 6-25전쟁에 참전중이던 미국 군인들이 비무장 양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으로 조사 결론을 지었습니다. 그러나 군이 민간인에 대한 총격을 명령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리들을 말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1년간 한국전 참전 미군들과 100차례 이상의 면담을 실시하고 백만장 이상의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초안이지만 이는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노근리 양민 학살에서 미군이 개입되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99년 AP 통신의 노근리 사건 보도 이후 미국의 윌리엄 코헨 국방 장관은 사건 규명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봄 AP 증언자중 한 사람이 사건을 위조한 것과 몇몇 참전 미군이 양민 "수백"명에게 총격을 가한데 대해 기억이 확실치 않다고 번복하면서 실제로 미군들이 당시 군의 명령을 받고 총격을 가한것인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습니다. 국방부 보고서 초안은 미 7기갑연대가 후퇴 지점에서 북한군 침투를 우려해 50년 7월 26일 철로 아래 숨어있던 피난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 사실이라고 결론지었으나 정확한 피해자 수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미 국방부에 자문을 하던 외부 전문가들은 지난주 조사 결과를 통보받았고, 미국과 남한측 정부 관리들은 이 사건에 관련한 양국간 상호 양해 각서를 작성하기 위해 5일 회담을 가졌습니다. 서울 회담의 진행 상황에 따라 약 6주 안에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전망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는 밝혔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노근리 사건 관련 국방부의 이번 보고서는 이미 논쟁을 빚고 있습니다. 사건 조사 자문위원회의 피트 맥클로스키 전 공화당 소속 미 하원 의원은 미군이 피난민에게 총격을 명령했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는 애매모호한 결론에 반대입장을 표명했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해병대 출신의 맥클로스키 의원은 국방부는 서두르느라 참전 용사들이 군으로부터 총격 명령을 받았다는 증언을 무시했다며 참전 군인들이 위로부터 명령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덟명으로 구성된 자문 위원들은 노근리 피해자의 가족들에 대한 피해 보상 문제에 대해 양분되어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는 미국 정부의 피해 보상을 반대하는 반면 최소한 철도 주변에 기념비를 세우는 등의 형식적인 보상이라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측도 있습니다. 한편,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보상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장은 불투명합니다. 미국 정부는 조사가 진행되는 1년동안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습니다. 한편 국방부 보고서 초안 내용을 알고 있는 몇몇 인사들에 따르면 국방부에서 인터뷰한 참전 용사들이 노근리 사건에 대해 다양한 제각각의 기억을 하고 있어 국방부는 조사과정에서 AP 기사의 일부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반면 AP 기사는 정확하게 사건을 기술하고 있어 수백명의 양민이 미군에 의해 사살된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AP 통신의 켈리 스미스 대변인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보고서 초안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어려우나 국방부에서 공정한 조사를 실시했다면 노근리에서의 피난민을 학살에 미군이 관계되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맥클로스키 전 하원 의원은 노근리 관련 AP 보도는 전문적인 1급 보도였다며 미 국방부가 AP 보도 내용을 부인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국방부 보고서는 참전 군인들의 증언보다는 문서기록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라며 자신의 경험상 군인들의 첫 번째 전투 기억은 매우 정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보고서 초안에는 정확하게 몇 명의 민간인이 학살되었는지 나와있지 않으나 자문 위원들은 약 50명에서 300명 사이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피해자 가족들은 지상 총격으로 300명이 공군 습격으로 약 100명이 죽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 7연대 통신 장교로 노근리에 있었던 로렌스 리바인씨도 문서로 명령이 내려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민간인 학살에 관한 명령이 기록으로 남아있지 않더라도 이런 명령이 내려졌다는데 확신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직후 노근리에 합류한 데이빗 휴스 대령도 "당시 붕괴 직전에 압력을 심하게 받은 7연대 군인들이 명령을 받고 자신들의 판단에 의해 노근리에서 피난민들에게 총격을 가한 것이 틀림없다"고 기록한 바도 있습니다. 맥클로스키 의원은 7연대 소속 참전 용사들이 국방부보다는 동료에게 사실을 말했을 것이라며 휴스 대령의 말을 인용했습니다. 지금까지 미 국방부 조사 결과 노근리에서 미군이 비무장 양민들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보고서가 작성된 것과 관련한 워싱턴 포스트지의 보도를 정리해드렸습니다. RFA 김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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