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6자회담서 동북아 다자안보 체제 집중논의”

미국은 앞으로 열릴 6자회담을 통해 동북아 다자안보 체제 구상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구상을 활성화하기 위해 힐 국무부 차관보가 러시아를 방문 중에 있습니다.
워싱턴-변창섭 pyonc@rfa.org
2008-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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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6자회담장 모습. 왼쪽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지난해 열린 6자회담장 모습. 왼쪽이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AFP PHOTO/POOL/ANDREW WONG
변창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힐 국무부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지난 27일 기자들을 만나 “중국측과 동북아 평화안보 장치 문제와 이에 관한 중국측 태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의견 교환이 2주전 존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중국 방문에 따른 후속 협의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핵 협상에 정통한 미국의 외교 전문가는 “임기 말에 접어든 부시 행정부가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실현시키기 위해 6자회담 참가국들에 대한 총력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외교전문가는 특히 “네그로폰테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한국, 일본과 중국을 차례로 순방한 주목적도 북핵 문제 자체 보다는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하고 “부시 행정부가 말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네그로폰테 부장관이 이처럼 다자안보체제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바람에 한국, 중국, 일본 세나라 모두 크게 놀랐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힐 국무부 차관보가 29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북핵 협의말고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에 관한 논의를 위해서”라고 이 외교 전문가는 설명했습니다.

현재 6자회담 참가국들이 구성한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실무그룹은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고 있지만, 한번도 회의가 소집된 적은 없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임기 말에 동북아 다자안보체제를 서두르고 있는 데에 대해 워싱턴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입니다. 실제로 이런 체제가 실현되려면 상당한 준비작업과 많은 세월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6자회담이라는 다자의 틀을 통해 북핵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미국의 외교전문가는 “부시 행정부가 북핵 협정을 공고히 하고 북핵 불능화와 향후 북핵 폐기 과정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서 올 여름, 아마도 8월을 목표로 6자회담 외무장관 회담을 개최해서 다자안보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선언문을 채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빗 스트로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관해 유산을 남기기 위해 다자안보구상 실현을 서두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현시점에서의 다자안보구상의 취지는 숭고하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Bruce Klingner: The danger is that it distracts from the important issues. It's unlikely to advance quickly, given not only historical animosity but...

중요한 문제로부터 관심을 분산시킬 위험성이 있다. 6자회담 참가국간 상호 역사적인 적대감, 또 서로 풀어야 할 현안 등을 감안해보면 조속한 시일내 실현되긴 힘들다. 때문에 이런 장기적인 과제에 관심을 분산시키기 보다는 우선은 즉각적인 위협인 북한 핵문제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도 최근 한국의 한 언론 기고문에서 ‘네그로폰테 국무장관이 동북아 안보포럼 창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 일본, 중국을 방문했다’고 지적하면서 그 구상의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동북아 다자안보체제 구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북한의 불참 가능성을 꼽고 있습니다. 실제로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핵 위기에 대한 장기적인 대처 방안으로 북한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에 집어넣으려고 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핵문제 해결, 나아가 국교 정상화 문제 등을 미국과 직접 협상해 풀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다자안보체제 참여를 거부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이들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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