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대 세습 개연성 Q/A] “북한 주민들까지 기정사실로 알아”

남한의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의 후계 구도가 3대 세습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고 밝혀 공산주의 사상 처음으로 북한에서 3대 세습이 거의 현실화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09.02.26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봅니다.

문: 북한의 3대 세습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인데요.

답: 그렇습니다. 남한의 원세훈 신임 국가정보원장이 25일 국회에 나와 “북한의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북한 권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후계 세습의 움직임을 포착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동안 남한 당국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남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결정했다는 연합뉴스를 비롯한 여러 언론 매체의 보도에 대해 객관적으로 확인해 줄 자료가 없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에 원세훈 원장이 북한에서 3대 세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일은 남한 정보 당국이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확보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앞서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서울을 방문하면서 이례적으로 북한의 후계구도를 언급한 상황과 맞물려 북한의 권력 이양 움직임이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북한의 권력 교체가 평화적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불확실성이 증대할 수 있다면서 주변국들은 이에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문: 67세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나이도 있고 그의 건강 문제도 있고 해서 권력 승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는데요. 특별히 3대 세습, 그러니까 김 위원장의 아들 중 한 명이 권력을 이어받는다는 판단의 근거가 궁금합니다.

답: 남한의 국가정보원장이 북한의 3대 세습 개연성을 언급했을 때는 뭔가 그런 판단을 내린 근거가 있을 게 분명한데요. 우선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아들이 아닌 다른 인물이 후계자가 될 경우 3대 세습보다 더 많은 잡음이 일어나면서 북한 체재 안에 갈등이 확산할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시 말하면 아들이나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후계자가 됐을 때 전임 권력자를 비판하고 깎아내리는 일이 과거 공산주의 국가에서 있었고 김정일 위원장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두 번째는 ‘김정운 후계자설’을 비롯한 3대 세습설이 꾸준히 나오는데도 이에 저항하는 세력이 없어 보인다는 점도 국정원의 판단 근거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핵심 권력층에서 ‘3대 세습’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세 아들인 정남과 정철, 정운 사이에 권력 투쟁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도 북한에서 3대 세습이 가능하다는 판단 근거가 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하고 있습니다.

문: 하지만 남한 정보 당국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세 아들 중 특정 인물을 지목하지는 않았다고 알려졌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달 남한 연합뉴스와 이달 들어 일본의 마이니치신문도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운을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같은 보도를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국정원 측은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셋째 아들인 김정운을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3대 세습이 이뤄지더라도 국정 장악력은 상당히 떨어지리라 예상했습니다.

이와 함께 국정원 측은 김정운이 최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등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언론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회의 절차와 등록 시기 등을 고려할 때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7일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다음달 8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김정운이 평안북도 선거구에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는 정보도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김정운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서 당이나 군에서 고급 간부가 되기 위한 수순을 밟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문: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설이 북한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는데요. 북한 내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남한의 대북 라디오 방송인 ‘열린북한방송’이 내놓는 소식지는 최근 북한에서 김정운이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북한 내부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이 소식지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노동당 지방 위원회의 중간 간부들까지 김 위원장의 셋째 아들이 후계자로 지목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이 중간 간부들은 일선 주민과 직접 상대하기 때문에 실제 모든 북한 주민이 알고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열린북한방송 측은 또 이러한 소식이 유언비어라면 김정일 위원장의 가계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북한 당국의 탄압이 상당히 강화돼야 하는데 그런 조짐이 없다며 김정운이 후계자로 지명된 점과 이를 북한 주민 대부분이 알고 있는 상황은 사실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MC: 북한의 후계 구도가 3대 세습으로 이어질 개연성과 관련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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