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테러지원국 해제 앞두고 반미선전 자제

미국이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는 문제를 의회와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전통적으로 반미 행사에 열을 올리던 예년의 정전협정 기념일때와는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조용한 정전 55주년을 보냈다고 대북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서울-정영 xallsl@rfa.org
2008-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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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북한은 예년과 달리 대규모 반미 행사를 자제한 체 조용한 정전협정 55주년을 보냈다고 대북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북도 청진시는 지난 27일이 휴일로 선포되어 시민들이 “명절 같은 날”을 보냈다고 현지인과 통화한 한 탈북자가 28일 자유아시아 방송에 밝혔습니다.

탈북자: “저도 전승기념일을 휴식한 기억이 없는데, 그런데 어저께 7.27을 쇠느라고...(북한에서) 굉장하게 쇠었다면서 이야기 하더라고요″

이른바 “미제를 쳐부순 전쟁승리의 날”로 알려진 7월 27일은 북한사람들에게 반미선전의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지어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7월 27일은 우리 인민군대가 미제를 쳐부순 전쟁기념일”이라고 답할 만큼 미국에 대한 증오심은 어릴 때부터 교육을 통해 강화되어 왔다는 게 탈북자들의 설명입니다.

반미 대결 의식이 강했던 90년대 초반만 해도 북한에선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한 달 동안 평양을 포함한 각 지방에서 미국을 반대하는 군중대회가 봇물을 이뤘습니다.

거리 곳곳에 “미제를 타도하자”는 대형포스터가 나붙고, 노동자, 농민, 청년학생, 여성 대표들이 차례로 나서 목이 쉬도록 “미제 타도”를 외쳤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전 관행과는 달리 북한 당국은 이번 7월27일 정전협정일 55주년을 맞아 4.25문화회관에서 중앙보고대회 등을 가지기는 했지만, 대규모 반미시위와 같은 자극적인 반미운동은 벌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대북 소식통들의 전언입니다.

그간 반미선전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7월 27일 행사에서 반미구호가 퇴조하자 북한에서 미국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다소 완화되지 않았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북한당국도 미국의 50만톤 대북식량지원 소식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반미정서가 한층 완화되지 않았느냐는 관측도 낳고 있습니다.

덧붙여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이제 돈을 벌어야 먹고 살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해져 7월 27일 행사 당일에도 정전협정일 행사장 보다는 장마당으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 같은 북한 주민들의 변화된 의식으로 미국에 대한 증오가 점차 희석되어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북한의 ‘반미선전 자제 움직임’은 북미수교를 원하는 북한이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움직임 이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게 세종연구소 송대성 박사의 분석입니다.

송대성: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일종의 전술적 변화로 봐야 합니다. 7.27이라든가, 6.25일 이 기간은 45일 일종의 테러지원국에서 배제되는가 안 되는가 하는 관찰 기간이거든요. 그런데 이 시기에 극렬한 반미운동으로 표현하면서 굳이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송대성 박사는 향후 북미관계가 악화될 경우 또다시 북한의 반미선전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앞으로 펼쳐질 북미관계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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