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7일 평양시 하당 닭 공장 등 2-3개 닭 공장에서 최근 조류독감이 발생해 전염 방지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며 북한에 조류독감이 발생했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남한정부는 북한의 조류 독감이 남측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방역을 강화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습니다. 북한의 조류독감 발생관련 소식들을 이수경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지금까지 확인된 북한의 조류독감 발생 현황을 설명해 주시죠.
이수경 기자: 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최근 평양시 하당 닭 공장 등 2-3개 닭 공장에서 조류 독감이 발생해 닭 수십만 마리가 폐사됐습니다. 통신은 이어 현재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한 닭 공장 관리공들 가운데 이 병에 감염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조류 독감이 다른 닭 공장등으로 퍼지지 않도록 방역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에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소문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 네 사실 북한지역에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이미 지난 15일 베이징에 출장 나온 북한 당국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흘러 나왔습니다. 당시 남한의 연합뉴스는 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양의 하당 닭 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닭 수천마리를 폐사시켰다면서, 전부 땅에 묻었던 닭들을 누군가가 그날 밤 도로 파내 시장에 내다 판다는 얘기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한바 있습니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간 직후 북한은 북한에는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례적으로 조류독감 발생 사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발표하게 된 배경이 궁금한데요.
이: 남한 언론들은 북한이 뒤늦게 조류 독감 발생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를 숨겨봐야 국제 사회에서 폐쇄된 곳이라는 이미지만 확산시킬 뿐 좋을 게 없는데다, 국제사회의 방역 지원을 바라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의 낙후된 방역체제로는 조류 독감의 확산을 막을 길이 없으니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도움을 청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리라는 것입니다.
또 세계보건기구 등 관련 국제기구들이 북한의 조류 독감 발생 소문과 관련해 조사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더 이상 조류 독감 상황을 숨기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남한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조류독감이 북한의 경제. 사회에 미칠 영향은 어느 정도입니까?
이: 우선 조류독감이 확산될 경우 북한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단백질 공급과 식량난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다른 가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료비가 싼 닭고기 생산에 주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조류독감의 확산으로 많은 닭들이 폐사된다면 전체 육류 식량 공급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고 남한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남한 언론은 또 일부 수출용으로 쓰이고 있는 닭고기들의 수출길이 막힘으로써 외화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북한 내부에 사회적인 불안감도 확산될 수 있다고 남한 언론은 내다봤습니다.
북한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이 남한에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지요?
이: 네 남한 농림부는 28일 북한의 조류독감 발생과 관련해 아직까지 남한에는 영향이 없으며, 유입될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남한이 북한과 인접해 있고 인적 물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점으로 볼 때 앞으로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남북한 간에 인적 물적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도라산과 고성, 그리고 부산과 인천항등에서의 검역과 방역을 강화하는 한편 북한산 닭고기 수입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남한정부는 또 북한에 대해 피해 상황과 방역실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남측에 알려 줄 것을 요청키로 하고, 북측이 지원을 요청할 경우 약품과 기술 장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조류독감이란 무엇입니까?
이: 조류독감은 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에 감염되는 급성 전염병입니다. 그동안 조류독감은 야생 조류나 돼지 사이에서만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1997년 홍콩에서 조류와 접촉한 뒤 감염된 8명 가운데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병이 사람에게도 전염된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습니다.
조류독감은 주로 조류독감에 걸린 가금류의 타액과 분비물들을 직접 접촉할 때 주로 걸리게 됩니다. 사람이 이 병에 걸리게 되면 일반 독감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나는데 열과 기침이 나며, 식욕부진과 설사, 근육통, 충혈, 호흡장애등의 증세를 보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조류독감을 예방하려면 가금류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고, 가금류를 섭취할 경우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충분히 익힌 뒤 먹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지금까지 베트남과 태국, 캄보디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만 이 병으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남한에서도 2003년 충청북도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해 전국적으로 확산, 수 만 마리의 가금류를 폐사시킨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