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만든 청바지 이달말 첫 출시

북한에서 자본주의 문화의 상징으로 착용이 금지된 청바지가 평양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됩니다. 스웨덴 의류업체 ‘노코진스(NOKO Jeans)’는 북한에서 위탁가공한 청바지 1천 벌을 이달 말 처음으로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2009.07.23
noko_jeans-305.jpg ‘노코진스’ 청바지의 홍보를 위해 모델을 기용해 찍은 동영상 화면 캡쳐. PHOTO courtesy of nokojeans.com
PHOTO courtesy of nokojeans.com
이수경 기자가 전합니다.

스웨덴의 의류업체 ‘노코진스’의 대표단은 평양의 공장에서 위탁가공으로 생산한 청바지 1천 벌의 첫 출시를 위해 이달 27일 북한을 방문합니다. 북한 방문에 앞서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는 ‘노코진스’의 제이콥 올슨(Jacob Ohlsson), 라우든 카엘스티젠(Rauden Källstigen), 제이콥 애스트롬(Jacob Astrom) 등 3명의 공동대표는 지난 10일 상해(상하이)에서 상품의 출시를 축하하는 기념 행사를 가졌다며, 북한에서 만든 유럽풍의 청바지가 곧 세상에 나온다고 확인했습니다.

‘노코진스’의 대표단은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해 2009년부터 북한에서 청바지의 위탁가공 사업을 시작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앞서 애스트롬 공동대표는 북한의 폐쇄성으로 북한에서 사업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값싼 노동력과 고급 기술, 그리고 북한에서 처음 만들어지는 청바지라는 희소 가치로 특별한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노코진스’가 이번에 북한에서 생산한 청바지는 3명의 공동대표가 직접 디자인(도안)한 남녀 청바지 각각 2벌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할 내수용이 아니라 모두 수출용입니다.

‘노코진스’는 청바지의 홍보를 위해 이미 모델을 기용해 화보와 동영상의 촬영을 마쳤으며 인터넷 홈페이지(http://nokojeans.com/)를 통해 사전 주문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가격대와 수출 판로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노코진스’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 거주하는 광고 전문가와 음악가 출신의 청년 3명이 모여 2007년 만든 회사입니다. ‘노코진스’를 공동으로 창업한 제이콥 올슨, 라우든 카엘스티젠, 제이콥 애스트롬 대표는 어릴적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로 알려진 북한에 대해 알고 싶었고 이를 위해 북한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청바지는 북한에서는 한번도 생산된 적이 없는 상품이지만 북한을 제외한 전세계인들이 즐겨 입는 의복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류생산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고 더구나 북한과의 경협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던 이들은 처음에 북한내 최대 의류 공장에 직접 접촉을 시도했지만 거절당하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후 1년 동안 이들 3명은 무작정 북한 당국과 협상하기 보다 의류생산과 관련한 전문가들을 면담하고 북한에 진출하는 방법에 대해 조사하는 일에 더 매달렸습니다. 그 결과 ‘노코진스’는 지난해 스웨덴에 주재한 북한 대사관과 청바지 위탁가공사업에 대해 다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고, 지난해 7월 북한을 방문해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결실을 맺었습니다.

북한에서 청바지는 자본주의 문화의 침투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착용이 금지된 의복입니다. 그러나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세계청년학생 축전에 남한 학생의 대표로 참가한 임수경 씨가 입고 나타나면서 북한의 젊은이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청바지는 1990년대 말부터 남한의 드라마와 영화가 북한에 유입되면서 다시 북한에 소개되었고 당국의 단속에도 개성을 강조하는 북한의 신세대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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