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관리, 북에 군 파견 권리 밝혀”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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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_army_303 중국의 인민해방군이 2003년 7월 베이징의 인민대회당 앞에서 외국 원수를 위한 환영식을 하고 있다.
AFP PHOTO/Frederic J. BROWN

중국이 미국 의회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중국 유입을 막기 위해 북중 국경을 넘어 북한에 군대를 파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외교위 소속 전문위원을 만난 중국 관리들이 “지역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할 경우 북중 국경지역의 안정을 위해선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겁니다.

중국 관리들은 이 같은 중국군의 북한 지역 진입을 침략(invasion)이 아닌 북한 당국과 협의 아래 취해질 선제조치(pre-emptive move)로 묘사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은 북한 내부 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될 경우를 대비해 독자적인(unilaterally respond) 급변사태 대응 방안(contingency plan options)도 이미 마련해둔 상태라고 상원 외교위는 덧붙였습니다.

중국 관리들이 미국 상원 외교위 소속 전문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중국군을 북한에 파견할 계획을 공식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 동안 중국군이 동북3성 북중접경지역에서 북한 진입에 대비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륙훈련을 실시한 경우는 있지만 중국 관리가 직접 미국 정부 관계자에게 이를 언급한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는 현재 상원의원과 전문위원들에게 회람되고 있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이에 따라 상원에 제기되는 문제점(China’s impact on Korean Peninsula unification and questions for the Senate)’이라는 상원 외교위 야당 전문위원 보고서(Minority Staff Report)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중국이 역사적, 경제적 관점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 할 것이라며 한반도 통일 과정에 중국이 적극 개입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이 한반도의 일부가 과거 중국의 영토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과 북중 간 경제협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점이 통일의 방해 요소라는 겁니다. 중국의 대 한반도 영토 경계와 관련한 역사적 주장과 중국의 북한 내 투자 확대는 중국이 설령 한반도의 통일 과정을 반대하지 않더라도 관리하려(manage)들 것임을 암시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궁극적으로 중국 지도자들은 한반도 통일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더 나아가 남북 간 관계 개선에 의해서건 북한 내부의 급변사태로 인한 북한정권의 붕괴에 의해서건 한반도의 통일이 추진력을 얻게 될 때 중국이 이를 관리하면서 통일 과정을 봉쇄하려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이 북한 내 중국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고 한반도 북단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보존을 위해서 이를 지역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행동으로 합리화해 밀어붙일 거라는 겁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미국은 그 동안 중국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 그리고 미사일 발사 등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과 관련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주길 바랬지만 헛된 희망에 불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과 관련해 중국과 미국은 각각 지역 안정(regional stability)과 비핵화(denuclearization)로 서로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중국에 기대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헛된 기대를 이젠 접고 미국이 한국, 일본 등과 함께 독자적인 대북 접근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리처드 루거 상원의원은 서문격인 ‘보고서 배포에 부치는 글(letter of transmittal)’에서 미래에 있을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서독이 동독을 흡수 통일한 독일식 통일과 다른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의 목적이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독일식 통일과 다른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동료 의원들에게 알려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키스 루스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 담당 전문위원도 이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 전문위원 보고서의 목적은 중국이 한반도 통일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경고(alert)하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표지와 목차 등을 제외하고 총 78쪽으로 구성된 보고서는 본문 외에도 의회조사국(CRS)이 중국의 관변 학자들이 쓴 3건의 자료(‘중국역사지도집(The historical atlas of China)’ ‘중국근대변계사(History of China’s Modern Borders)’ ‘중국의 동북국경지역에 관한 연구와 고구려연구에서의 어떤 의문점(Research on China’s northeast borderlands and the essay certain questions inGaogouli research)를 요약해 작성한 참고자료(memorandom)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한 한국 측 참고자료를 각각 첨부했습니다. 이어 존 박 미국 하바드대 연구원이 작성한 북중 간 경협 활성화에 관한 차고자료도 첨부됐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 측 주장을 정리한 자료는 12쪽에 불과하고 지도가 실리지 않은 반면, 한국 측 반박을 담은 자료는 21쪽에 각종 지도만 13점이 실린 점입니다. 루거 상원의원은 의회조사국에 한반도와 영토 경계에 관해 중국이 어떤 역사적 관점을 가졌는지를 기술토록 한 것이 상원의원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경각심을 갖도록(alerted)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상원외교위원회나 루거 상원의원이 보고서에 실린, 한반도의 역사적 논란에 관해서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명시했습니다. 미국 의회가 동북공정으로 알려진 중국의 역사왜곡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보고서는 말미에 북한이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남북관계도 악화되면서 역설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매우 강한 민족주의 성향을 갖고 있고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점, 그리고 중국에도 북한을 골칫거리로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을 바꿀 방안이 없는 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한 관계가 북한의 대중 의존도에 미친 영향을 감안하면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지도 관심거리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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