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정착 탈북자 교회에서 처음 소속감 느껴 - 이만식 교수


2005.05.01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자신의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교회를 찾지만 이들을 대하는 남한 교회의 선교방법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남한에서 제기 됐습니다. 장로회신학대 이만식 교수는 최근 ‘탈북자들의 교회에 대한 태도조사와 이에 기반을 둔 북한선교 전략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탈북자들은 공동체 생활에 대해 일정한 거부감이 있는데 남한 교회에서 출석을 강요하거나 도움을 주면서 생색을 낸다면 도움은커녕 오히려 탈북자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진서 기자가 이만식 교수에게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태도나 시각은 어떻습니까?

이만식: 탈북자들이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백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57점 정도로 중간보다 조금 높은 겁니다.

탈북자들이 교회를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은 어떤 것들이었는지요?

이: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교회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교회가면 좋은 말을 나눌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고 대체적으로 이 사람들이 제일 많이 말하는 것이 사람이 그립니다. 자기네를 2등 국민취급하고 그러는데 그래도 교회가 덜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도움을 받을 때, 남한교회에서 도움을 줄 때 자기네를 너무 무시하는 경향이 노골적이다, 도움을 주면서 자기들을 너무 무시한다, 교회를 너무 강압적으로 오게 하려고 한다, 이런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남한정착 탈북자들이 교회를 이해하는 정도는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이: 교회에 대한 이해는 굉장히 표면적이다. 아직까지 깊은 신앙이나 신학적인 이해는 부족하고 교회를 오고 가면서 느끼는 단순한 정도의 이해가 일반적인 현상인 것 같습니다.

탈북자가 교회에 대한 관심을 갖는 것이 남한 사람들과 틀린 점이 있습니까?

이: 우리가 교회라는 것을 신앙적인 것을 벗어나서 하나의 사회조직이라고 봤을 때 이 사람들이 탈북했을 때는 어떤 사회적 연결망, 흔히 말하는 친척, 친구 등 이런 관계가 모두 끊어진 상태에서 남한에 온 것입니다. 그러니까 어디에 소속감이 없는 겁니다. 자기네가 원하면 마음대로 소속할 수 있는 곳은 교회밖에 없는 것입니다. 사교적이고 그런 사람들은 교회에 올 수밖에 없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교회를 접하고 자신이 알던 교회와 너무 틀리다는 놀라움의 반응 등은 어떤 식으로 나타나던가요.

이: 거기서는 북한당국이 기독교에 대해서 마약 같은 것이고, 마귀 같고 그런 식으로 선전했는데 남한에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고 또 기독교인들은 친미주의자고 미국만 숭배하고 그런 것으로 알았는데 그런 것도 없고 그래서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남한 교회에서 탈북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 긍정적인 면에서 보면 탈북자들은 우리사회에 어려운 사회적인 약자의 한 사람이고 정부가 도와주고 있는 것은 한계가 있고, 또 일시적이고 하기 때문에 교회에서 사회적인 자원을 약자에게 준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는 방법에 있어서 기독교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해라, 하나님한테 받은 것이기 때문에 교회에서 주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전달해 주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탈북자들에게 겸손한 마음으로 주면 좋은데 이것을 주면서 교회에 와야 이것을 준다는 식으로 하니까 그 사람들이 받으면서도 항상 정말 고마운 마음보다는 굴욕적인 마음을 먹게 하는 것이 있습니다. 주는 방법에 있어서는 교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남한사회에 정착하고 교회 출석률은 높지만 점차 낮아진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그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 사회적인 연결망과 관계가 있습니다. 처음 남한 사회에 오면 탈북자들이 소속할 곳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교회에 오죠. 그 사람들이 기독교 신자는 아니고 교회에 오는 사람이죠. 그런데 우리 사회에 사는 횟수가 길어지면 지역사회나 축구 동아리 등 나름대로 그 사람들이 속할 수 있는 사회적 소속감이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사이에 이 사람들을 기독교인들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다른 소속한 곳으로 갈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때문에 기독교 교인 수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죠.

교회를 떠난 분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확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 저는 이 사람들이 어려울 때 기독교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인데 남한 사회에 정착하면서 다른 단체에 빠져서 교회를 멀리 했는데 사회 살다보면 경제적인 면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 한번 정도는 최소한 다시 돌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선교 전략을 중심으로’라는 표현을 썼는데 믿음을 주는데 전략적으로 접근한다, 또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를 놓고 북한 선교를 목표로 한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탈북자에게 맞춰진 것이 아니라 목표가 다른 것에 맞춰진 것은 아닐까요?

이: 그 것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기독교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땅 끝까지 전도하라는 것인데 남한 사람으로서 가장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북한 사람들을 전도를 할 것인가, 더 나아가서는 통일 이후에 저 사람들한테 어떻게 선교를 잘할 것인가가 굉장한 관심사입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 사람들을 직접 연구할 수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탈북자들을 통해 우리가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정말 귀중한 자원이 되는 겁니다.

이 사람들한테 도움을 주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것도 보면서 이 사람들도 돕지만 또 더 크게는 북한에 있는 2천만의 동포들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잘 도와줄 수 있을까하는 문제도 연구하는 두 가지가 같이 있는 겁니다. 전략이란 것이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우리가 쉽게 전략이라는 얘기를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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