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난방용 석탄 가스 중독 심각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4.01.30

앵커: 북한 당국이 민심을 다독이기 위해 음력설에 축포를 쏘는 등 분위기를 다잡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월동준비가 잘 안되어 가스 중독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1월의 매서운 한파가 북녘 땅에도 몰아쳐 평양의 노후한 주택들을 꽁꽁 얼구고 있다고 복수의 북한 주민들이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국경지방에 나온 한 평양 주민은 “요즘 아침 기온이 영하 15도로 떨어지는 등 추위가 한 달 내내 지속되고 있다”면서 “낡은 아파트들이 즐비한 동평양과 선교구역 주민들은 난방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겨울만 되면 평양사람들이 고생한다는 말이 더 이상 새삼스런 얘기는 아니지만, 올해는 특별히 탄내, 즉 일산화탄소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올해 석탄 가격이 톤당 30달러에서 가격이 내리지 않는다고 전제한 그는 “한해 겨울을 나자면 적어도 석탄 3~4톤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 주민들은 돈이 없어 분탄을 조금씩 사다 땐다”고 언급했습니다.

동평양 화력발전소 노동자들은 연료용으로 들어온 석탄을 빼돌려 파는데, 평양 시민들은 한 딸따리(리어커)에 12만원씩 주고 석탄을 사다가 물을 섞어 구멍탄을 빚어 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멍탄을 말리지 못하고 언 채로 피우기 때문에 탄내가 진동해 2중고를 겪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동평양 구역과 선교구역 주택은 대부분 땅집으로 되어 있어 기온이 떨어지면 탄내가 굴뚝으로 빠지지 않고 부엌으로 거꾸로 나와 주민들은 쩍하면(수시로) 엄동설한에도 문을 열어놓고 공기갈이를 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가스화가 실현된 한국이나 미국 등 발전된 나라에서는 가스나 전기로 밥을 짓고 방안도 덥힐 수 있지만, 북한은 석탄가스 때문에 목숨을 잃을 때도 있다고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난방문제는 지방에서도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평안남도 순천 지방에서 국경으로 여행 나온 북한 주민은 “순천시에는 김 씨 일가의 사적비가 있는 데만 나무가 조금 있고 그 나머지는 모두 황폐화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당장 얼어 죽게 된 주민들은 들판에 가래기를 긁어다 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겨울 김장을 담그지 못한 일부 가정들은 부식물 때문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평양의 이 주민은 “지난해 김장철 때 배추가 한 1kg에 1천500원씩 했다”면서 “그때 김치를 하지 못한 집들이 아직도 주변에 수두룩하다”고 수도 시민들의 생활고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평양 시민 생활이 이렇게 어려운 데, 지방 사람들은 더 말할 처지가 못된다”면서 “올해는 장성택 숙청으로 온 나라가 술렁이고 있어 백성들의 생활고 따위에는 안중도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음력설에 평양 옥류관에서 고기쟁반국수와 철갑상어 요리 등을 출시할 준비를 마쳤고, 평양과 각 도소재지들에서 축포가 발사된다고 예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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