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출신 컴퓨터 강사 - 허금이 씨 (2)

200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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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 중국을 거쳐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허금이 씨는 현재 남한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컴퓨터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허금이 씨가 탈북자 학생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면서 겪는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지난 2002년 탈북 해, 현재 컴퓨터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허금이 씨는, 매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그리고 5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탈북자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칩니다.

허금이 씨가 저녁 강의를 하는 한빛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갔을 때, 최신형 컴퓨터 20대를 갖춘 교실에서 10여명의 탈북자들이 컴퓨터 배우기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허 씨는 이 날 따라 출석률이 낮다며, 평소처럼 꽉 찬 교실을 보여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허금이: 평소에는 한 18명에서 20명 나옵니다. 많이 나올 경우 거의 다 나오는데, 오늘은 세 분이 아파서 못 나온다고 연락이 왔는데, 나머지는 왜 안 나왔는지. 오늘따라.

이 곳 한빛종합사회복지관에 나오는 탈북자 학생들은 고급 과정을 수강하며, 컴퓨터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대 후반의 어린 학생으로부터, 40살이 넘어 보이는 주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허금이 씨는 학생에 따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지만, 대부분 컴퓨터 기초와 중급 과정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 비교적 그의 수업을 잘 따라 온다고 말했습니다.

허금이: 나이 어린 사람들은 어린대로 이해하는 데 어려워하는 게 좀 있고, 또 나이 드신 분들은 이해는 젊은 사람보다 잘 하는 데, 바로바로 잊어버리는 경향. 어쨌든, 제가 볼 때는 크게 어렵게 적응하시는 분들은 없어요. 자격증 과정을 보면, 중급을 이수하시면서 여기 오시는 분이 많거든요. 그 분들이 기초는 다 깔려 있으니까 별 문제는 없어요.

컴퓨터 기초 과정을 다 배우고 들어온 학생들이지만, 점점 더 어려워지기만 하는 컴퓨터 용어는 여전히 골칫거리입니다. 허금이 씨는 특히 컴퓨터 용어의 대부분이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는 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처음에 학생들에게 30분씩 따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컴퓨터 자판 대신 컴퓨터를 조작하는 도구인 마우스 자격증을 준비 중인 한 학생은 혼자 힘으로 인터넷 검색이 가능하지만, 종종 영어 단어를 몰라 어려움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1 : 검색창에 들어가 검색하는 것은 내가 알아서. 쉽긴 쉬운데, 영어 단어를 많이 알았으면 좋겠는데, 그걸 몰라서요.

더구나,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으로 개인 컴퓨터를 마련할 수 없는 탈북자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따로 복습할 길이 없습니다.

탈북자 2: 선생님이 잘 배워주는데, 저희가 잘 따라하지 못해요. 집에 컴퓨터가 없으니까 그거 여기 와 가지고 선생님 배워줄 때만 따라 하는 거예요.

용어가 낯설고, 복습을 하기 어려운 탓에, 학생들은 하루에도 같은 질문을 여러 차례 반복하지만, 허금이 선생님은 싫은 내색 한 번 비추지 않습니다. 그런 그를 학생들은 입이 마르도록 칭찬합니다.

탈북자 2: 우리를 차근차근 다 배워줘요. 다들 좋아해요. 잘 배워주니까 우리도 모두 잘 배우려고 노력하는 거예요.

탈북자 3: 아주 친절하시구요. 100번 물어봐도 100번 다 대답해 줘요.

허금이 씨는 하루 6시간씩 매일 계속되는 수업에 몸은 지치지만, 자신과 같은 처지의 탈북자들이 이처럼 하나라도 열심히 배우려는 모습에 애착이 가 더 열심히 수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많은 탈북자들은 생활이 힘들다거나 공부를 다시 하는 게 엄두가 안 난다는 등의 이유를 컴퓨터를 배우려고 조차 하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허금이: 그나마 내가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은 오시는데, 까짓 거 식당가서 일하지 생각하시는 분들은 배우러 안 다니세요. 돈 벌어야 할지 하시는데, 저는 그들에게 이렇게 얘기합니다.

남한 사람들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다, 컴퓨터에서는 똑같이 시작이라고 보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한 번 도전해 봐라. 그리고 나이 들었다 해도 컴퓨터 알면 내가 설 자리는 어디든 있다... 현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듣지만, 공부를 오랫동안 손에서 놨던 분들은 컴퓨터가 머리 아파서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하십니다. 여기 남한사람들은 컴퓨터 배우는 것도 돈 내고 배우는데, 이탈주민들은 이게 하나의 배려인데, 잘 모르십니다. 본인이 뉘우칠 때는 이미 늦었죠.

컴퓨터 강사를 한 지도 벌 써 3년, 허금이 씨는 앞으로도 이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내년에는 대학교에 편입해,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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