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탈북자 망명 승인률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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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영국에서 망명신청을 해서 승인받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영국정부의 탈북자들에 대한 망명승인율은 지난해 7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이 15일 입수한 영국 내무부 (Home Office)의 최신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영국은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영국에 망명신청을 한 165명의 북한 국적자 중 100명에게 망명신청 허용 여부의 결정을 내렸습니다. 영국정부는 이 100명 가운데 모두 75명에게 망명을 승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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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빅벤 타워-AFP PHOTO

망명승인은 아니지만, 신청자 15명에게는 인도적 보호 (humanitarian protection) 등 임시거주 비자를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에 망명을 신청한 북한 출신 국적자 165명은 배우자나 자녀를 제외한 ‘주 신청인’ (principal applicant)만을 포함한 수치입니다.

거절사유로는 신청자가 심사 기간 내에 망명신청을 보충할 충분한 증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했거나, 망명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거나, 또는 안전한 제 3국에서 도착했을 경우 등이 포함됩니다. 북한국적자의 경우, 단지 2명 미만의 신청자가 3월과 8월에 안전한 제 3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망명을 거절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통계자료는 점점 많은 수의 탈북자들이 영국당국의 망명심사가 쉽다는 이유로 영국행을 대거 택하고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남한 내 탈북자 지원단체인 최청하 숭의동지회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최청하: 한국에 왔다는 것은 숨기고 북한을 떠나 한국을 거치지 않고 들어가는 탈북자로 가장하는데, 뭐 10명에 1명 정도가 돌아오고, 다 그대로 통과되고 있어요. 이런 상황 보니까 영국정부가 많이 느슨하게 일처리하는것 같아요.

이런 느슨한 심사과정은 앞으로 시정될 것이라는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영국 내무부는 1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무부 산하 영국 국경이민국 (Board and Immigration Agency)은 탈북자들의 망명과 난민신청 추이를 자세히 지켜보고 있으며, 난민신청과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내무부 산하 이민국: The UK Government is committed to providing protection for those individuals found to be genuinely in need, in accordance with our commitments under international law. However we take a robust approach to removing from the UK those who the asylum decision making and independent appeals processes have found do not need international protection.

영국정부는 진정으로 도움이 필요한 탈북자에게는 국제법에 따른 보호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망명신청이나 상소과정을 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그런 국제적 보호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발견될 경우, 영국에서 추방하는 강경조치를 취할 겁니다.

앞서, UNHCR, 즉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모두 245명의 북한출신국적자가 영국에 신규망명신청을 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때의 수치는 동반가족을 포함한 망명자수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주신청인만 대상으로 집계한 이번 영국 내무부의 통계자료와 약간의 차이가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