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노정민 nohj@rfa.org
탈북자 출신 영화감독이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다가 체포된 이후 중국 감옥에서 4년째 복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지금은 한국 국적을 가진 이 영화감독을 위해 한국 정부는 그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2002년 남한에 입국한 북한영화감독 출신 탈북자 오영선씨가 중국의 현지 공안에 체포된 때는 지난 2004년 8월입니다. 당시 오씨는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사회에 폭로하기 위해 중국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기록영화를 제작하던 중 현지에서 만난 탈북여성 2명에게 밥을 사먹이다가 미리 잠복해 있던 무장경찰대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이후 중국길림성 고등법원에서 탈북자들의 한국행을 도왔다는 “타인비법월경조직죄” 혐의로 7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중국 요녕성 심양 제 2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고 오영선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혔습니다.
오영선: 2004년도에 8월 달에 체포됐는데, 백두산 촬영 때문에 중국에 들어왔다가 탈북자 가족을 만났어요. 길바닥에서, 그 사람을 외면할 수 없고 도와달라고 하기 때문에 그 때부터 탈북자들 한 명 두 명 관심을 갖다가 몽골 국경 변경에서 체포됐거든요. 난 이것이 중국에서 죄가 되는지도 모르고 벌금형이나 처리하고 풀어주겠지 했는데 판결을 하더라구요. 현재 4년째 살고 있어요.
지난 2004년 오씨가 중국에서 체포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당시 남한 정부는 오씨의 소재를 확인중이라고 했지만 지금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영선: 영사관에서 1년에 2번씩 면담 오는데, 그 때 마다 한 번씩 말하는데 관심도 안갖고... 한국 대사관의 영사관과 서로 싸움도 많이 했어요 말로. 너무 배알이 나서 “차라리 도로 북한으로 가겠다고 말도 했는데”, 어느새 4년째 세월이 흘렀고 너무 답답해서...
감옥에 수감 중인 오씨의 건강상태는 양호하지만 형편없는 식사와 의료지원, 또 중국인 수감자들의 폭력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게다가 한국인 수감자에 대한 중국 당국의 인권실태는 너무나 형편없고 개선의 여지도 없다고 설명합니다.
오영선: 올해만 들어와도 중국 애들에게 구타당하고, 집단구타를 당한 게 6명이에요. 그래도 한국정부는 대책을 안 세워주거든요. 이달 11일에는 한국 사람이 한 명 죽었어요. 왜 죽었냐 하면 전날 저녁에 아프다고 병원에 가니까 괜찮다고 보내가지고 그 다음날 아침에 사망했는데 여기서는 심장마비로 죽었다고 진단내리고 말아요.
중국 내 탈북자들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게 체포된 또 다른 활동가들에게 단순 추방조치가 내려지는 최근의 추세와는 달리 4년 째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오영선씨는 한국정부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오영선씨의 석방을 위한 한국정부의 조치를 알기 위해 주중 한국 대사관에 전화를 했지만 서로 전화 받기를 미루면서 심지어 그런 사실은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영사관입니다.. 이런 관련 문제는 전부터 대사관에 있는 홍보관실을 통해서 나가셔야 될 것 같은데요, 그 쪽으로 전화를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홍보공사실입니다.. (기자: 남한 국적을 가지고 있는 한 분이 탈북자 분들을 돕다가 중국에 붙잡혀서 수감이 되어 있거든요.) 모르신답니다. 들으신 적이 없답니다.
오영선씨는 평양연극영화 대학 출신으로 북한을 탈출하기 전 “민족과 운명” 이라는 이름의 영화에 참여했고 남한에서는 대동강 영화사의 영화감독으로 활동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