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탈북자 미국행 늘어날 듯


2008.01.02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새해에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탈북자들의 수가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미국에 오기 위해 심사를 거친 사람들이 새해에 모두 심사를 마치고 대기하던 탈북자들이 새해부터 미국 땅을 밟을 것으로 보이고, 미국행정부도 탈북자들의 미국행에 완화된 자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20대의 탈북남성이 중국에서 미국 동남부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지난 20일 도착해, 올해 초 중국에서 헤어졌던 부인과 만났다고 애틀랜타 교회협의회의 차기회장인 황영호 목사가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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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19명의 북한의 망명 신청자들이 경호를 받으며 남한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는 모습 - AFP PHOTO/CHOI JAE-KU

황영호: 열흘 됐네, 남편이 온지. 크리스마스를 부인하고 같이 보냈고, 예쁜 딸도 봤고. (웃음) 부인이 임신한 상태에서 혼자 와서 아이 낳고, 그래서 후유증도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남편도 오게 되고, 아이도 크고, 우리가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하니까. 자동차도 이번에 생기게 되니까... 좋죠.

미국 땅에 무사히 안착한 20대의 탈북남성 이 모 씨는 지난해 7월부터 유엔의 보호를 받아오다 최근 중국당국과 미국 측의 승인을 받아 지난 20일 미국망명길에 오른 탈북자 2명 중 한 사람입니다. 탈북남성 이 씨의 부인 윤 모 씨는 올해 3월 미국에 와서 한 달 후 딸까지 낳아서 이들을 도와주던 주변사람들까지도 기쁘게 했다고 황 목사는 말했습니다.

이 모 씨나 윤 모 씨처럼 중국당국으로부터 미국행이나 남한 행을 허락받은 중국 내 탈북자의 수는 모두 40여명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태국에 수용된 탈북자 중 24명이 빠르면 새해 2월에 미국에 입국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북한 인권법이 지난 2004년에 발효된 후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현재 30-35명입니다. 현재 대부분 단순 노동직에서 일하지만, 희망을 갖고 미국생활을 잘해나가고 있다고 주변사람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미국사회에 정착하는 데는 미국에 나와 있는 한인동포들이 돕고 있습니다. 황영호 목삽니다.

황영호: 우리가 금요일 (12월 28일)에 자동차 인수식을 하고 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는데요, 제가 그랬어요.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는데, 그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은 열심히 살아서 정착을 잘 하는 것이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여기서 살아갈 것인지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성실히 사는 것이 주위사람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왜냐면 미국에서 제대로 신분이 해결이 안 된 사람들도 와서 열심히 사는데, 미국정부가 영주권도 받게 해주고 다 해주는데, 자기들이 열심히 안하면 안 되잖아요.

탈북자들의 미국행은 그동안 미국 국토안보부의 까다로운 신원조회 절차와 한국에서 주는 것과 같은 큰 액수의 정착금이 없어서 탈북자들로부터 관심이 줄어들고 있었다고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중국이나 태국 등 제 3국에서 입국 대기 중이던 탈북자들이 새해부터 속속 미국 땅을 밟게 되면, 다시 탈북자들의 미국행에 대한 관심이 늘 것으로 이들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 년 전 탈북자로선 처음으로 난민자격을 인정받아 미국에 들어온 신요셉씨입니다.

신요셉: 한국으로 가면 정착금이나 임대 아파트나 이런 것을 주는데 한국은 잡아놓은 물고기를 주는 그런 식이라면 미국은 그것이 아닙니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는 겁니다. 일단 정착금 없습니다. 보조금은 좀 있습니다. 푸드 스탬프라고 하는 음식카드, 의료보험 카드,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살 수 있는 아파트 이것을 제공해줍니다.

앞서 미국 의회는 최근 2008 회계연도 예산을 승인하면서 미국 국무부가 관장하는 인권과 민주주의 기금 (HRDF) 항목에 북한의 인권 문제 해결과 민주주의 확산을 목표로 3백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을 비롯해 전 세계에 자유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공익단체인 민주주의 기금(NED)의 내년 예산으로 1억 달러를 배정해, 탈북자들의 영어교육을 지원하고, 탈북자들이 직접 북한의 실상을 미국 등 세계 각국에 전달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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