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항 전 유엔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 “핵문제 해결될 때까지 비무장지대 비무장화 본격 논의 어려워”

2005-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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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한반도 비무장지대 남측 초소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계기로, 남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남한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유엔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을 지낸 바 있는 이문항씨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는 어렵다고 고 말했습니다.

지난 19일 비무장 지대 안에 있는 남측 GP, 즉 감시초소에서 병사 한 명이 총기를 난사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모두 8명의 병사가 숨졌습니다. 남한 국방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감시초소에서 근무하는 병사들을 모두 지원병으로 바꾸고 이들에 대한 정신 교육을 더욱 철저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비무장 지대 안에 있는 감시초소를 남북한이 동시에 없애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남한 한나라당의 박진 의원은 26일 수류탄과 자동화기가 배치된 남북한의 감시초소는 사실상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병력배치를 최소화하거나 철수시키고, 대신 무인 감시 장비를 설치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엔군사령관 정전담당 특별고문을 지낸바 있는 이문항씨도 27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남북한이 비무장 지대 안에 병력을 배치하는 것은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문항: GP에 무장인원이 들어가는 건 (정전협정) 위반이거든요. 양측이 다 하고 있지만. 북측은 지하로도 들어가 있고. 양측이 다 비무장지대에 관한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새 진지 같은 게 있으면 안 되는 거죠.

사실은 원래 DMZ안에는 민간경찰이 들어가게 돼 있었습니다. 1000명을 넘지 않는 민간경찰이 양측에서. 그래서 밖에서 들어오는 사람들을 제재하고, 혹시 길을 잃어버리면 DMZ 바깥으로 안내해주고.

그런데 당장 민간경찰을 투입할 수 없으니까 공산군하고 유엔군 양측이 헌병들을 우선 이용하자고 합의를 하고 시작한 건데, 그게 그 후에 해가 지나면서 결국은 완장은 헌병 완장을 차고 들어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중무장한 전투병력이 들어가 있거든요. 양측에 다.

지난 1971년 유엔군 사령부는 남북한이 비무장 지대에 배치한 병력을 철수하자고 북측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북측은 비무장지대에 병력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이문항: 그 때 비무장지대를 비무장화하자고 제안하니까 북측 수석대표가 그 다음번 회의에서 당신측이나 하쇼, 우리는 그런 거 없습니다, 이렇게 나왔다구요.

북한도 1987년 비무장지대에서 모든 병력을 철수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은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는 전제아래 남북한이 병력을 줄이고 비무장지대를 평화지구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주한미군 철수라는 중대한 사안에 가려 비무장지대 문제는 논의되기 어려웠습니다.

이문항씨는 남북 장관급회담이 다시 열려 분위기가 좋아진 만큼, 다음번 남북장성급 회담에서는 비무장지대를 논의해 볼만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는 남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병력을 철수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이씨는 내다봤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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