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개선 시도 속 군사위협 속내는?

워싱턴-양성원 yangs@rfa.org
2012.08.23

앵커: 최근 경제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북한이 한편으론 연일 전쟁 억제력 강화를 주창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노림수는 무엇인지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3일 평양발 기사에서 북한은 평화보장 문제에 관한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요한 결단의 핵심은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기존의 북한 입장을 번복한다는 의미의 ‘핵문제 재검토’와 핵과 미사일 능력의 증강을 암시하는 ‘전쟁 억제력의 물리적 강화’입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북한이 앞으로 정치군사강국의 위상에 걸맞은 행동을 주저 없이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이나 추가 장거리 로켓 발사 등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던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지난 21일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을 통해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개혁에 나설 수 없고 오히려 가까운 장래에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차 교수가 이러한 주장을 내놓은 근거는 우선 북한의 불안한 지도부 교체와 한미 두 나라의 올 연말 대통령 선거 등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상황입니다. 또 지난 4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그리고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미천한 경력과 능력 등입니다.

다시 말해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에서 김일성 주석과 같이 항일해방전쟁 경력도 없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처럼 후계자 수업도 받지 못한 김정은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핵실험, 또는 대남 군사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북한 당국 스스로도 이번 주 초 시작된 한미 연례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해 ‘물리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위협했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한을 침략하려는 미국의 노골적인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위협은 외교적 수사일 뿐 올 연말까지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대다수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에 의례적으로 대남, 대미 군사위협의 수준을 크게 높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새 지도부의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적극적인 투자 유치 행보를 보이는 등 북한이 경제적 변화를 꾀하려는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은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란 지적입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최근 북한의 도발적 언사, 특히 핵문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발언은 내년 초 미국 등과 협상에 나설 때 북한이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시걸 박사: 일단 협상력 제고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3차 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협상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시걸 박사는 북한의 ‘핵문제 재검토’ 또 ‘전쟁 억제력의 물리적 강화’라는 발언이 실제 북한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할 생각을 접었고 추가 핵실험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의 변화를 의미할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협상이 시작됐을 때 북한은 미국의 일방적 양보를 요구하는 등 과거보다 더 강경해진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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