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대북 원조식량 상당량 전용돼”

200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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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북한에 지원하는 원조식량의 상당량이 당초 의도된 계층에게 전달되지 않고 전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선임연구원은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히고 이런 문제로 북한주민들에 대한 식량공급이 일부 특권계층에만 전달되는 심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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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스 놀랜드(Marcus Noland) 미 국제경제연구소(IIE) 선임연구원 - Marcus Noland

우드로윌슨센터는 미 북한인권위원회와 공동으로 이날 북한의 식량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놀랜드 연구원을 비롯해 미국의 대외 원조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미 국제개발처의(USAID) 앤드루 나치오스 (Andrew Natsious)처장, 그리고 고든 플레이크(Gordon Flake) 맨스필드재단 태평양문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해 북한 식량난의 원인과 문제점들에 관해 논의를 벌였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의 주장의 핵심은 원조식량이 노약자와 빈곤층 등 당초 의도된 취약계층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원조식량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이유를 분배과정에 감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유엔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 구호단체들의 활동여건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원조식량의 분배 과정에 대한 감시는 여전히 문제가 많다는 것입니다. 그는 북한의 식량난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세계식량계획은 원조식량을 받는 40,000여 북한 시설들이 누구인지를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Marcus Noland: It's still ten years into this crisis does not have a comprehensive list of 40,000 end user institutions where its food is going.

나치오스 처장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원조식량이 취약계층에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의 간섭이 없는 상황에서 분배과정에 대한 감시와 지원 후 평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북한은 이런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원조식량의 분배현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북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나마도 한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은 동행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Andrew Natsios: We do not have the right to bring Korean speakers with the assessment teams.

나치오스 처장은 이 같은 언어문제 외에도 현장에 대한 접근 제한 등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파악이 정확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방문 자체를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런 지역이 40개 군에 달한다는 것이 나치오스 처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이들 지역이 군사시설 등 민감한 지역으로 알려졌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분배과정에 대한 감시부족으로 원조식량의 상당수가 전용되는 등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것도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일부 원조식량이 군대로 전용되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그는 감시시스템이 느슨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식량전용이 대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Marcus Noland: Given the laxity of the monitoring regime, to us it would not be surprising that a large scale diversion occurs.

놀랜드 연구원은 대북 구호단체 관계자들의 증언을 비롯해 원조식량이 뜯기지도 않은 상태에서 자루 채 시장에서 팔리는 등 식량전용은 증거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 탈북자 설문조사를 인용해 북한의 빈곤층 등 취약계층의 40%가 원조식량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 또한 식량전용의 한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배급에 철저히 의존하고 있는 취약계층이 이 같은 식량전용의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원조식량이 전용되는 상황이 계속되는 한 원조식량은 당초 의도된 계층에게 전달될 수 없다는 것이 놀랜드 연구원의 말입니다.

Marcus Noland: So under the conditions of diversions, it doesn't go to the most vulnerable intended recipients.

놀랜드 연구원은 식량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북한 당국에 원조식량의 분배과정에 대한 감시를 허용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대북 식량원조의 형식도 직접 지원 보다는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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