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통일부, “북한, 금융개혁 준비 중”

2004-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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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기업의 운영자금을 은행대출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개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한 통일부는 29일 발표한 자료에서 북한은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되어 확산되고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그같이 밝혔습니다.

남한 통일부는 이날 발표한 ‘최근 북한 변화 동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에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들은 상징적 단계를 넘어 의미 있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시 말해 중간에 일시적으로 속도가 늦춰질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게 됐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특히 경제 분야에서 북한이 물자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시장기능을 강화하고 실적을 중시하는 생산제도를 도입한 것은 북한에 시장경제적 요소가 도입되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생산부문을 개혁하기 위해 공장과 기업소의 자율권을 확대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계획을 초과해 생산한 물자에 대해서는 처분을 허용하고, 합의된 가격에 따라 기업끼리 물자를 거래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북한은 더 나아가 기업의 운영자금을 국가재정이 아닌 은행대출로 조달하기 위한 금융개혁을 준비 중이라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조선중앙은행 관계자가 2002년 8월 중국의 4대 국영 은행에서 금융연수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사회과학원 관계자도 중국에서 금융연수를 받았고, 금년 4월에는 베트남에서 국제금융연수를 받았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남한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박석삼 박사는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2002년 7.1 경제개선조치 이후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의 물가상승과 기업소의 자금압박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이 은행제도를 개편했거나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박석삼 박사는 이 논문에서 북한당국이 물가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개혁 조치들을 7.1 조치 속에 집어넣지 않은 것은 의외라면서, 외부에 공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부적으로 은밀히 금융개혁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 2002년 북한 무역성 김용술 부상이 신탁은행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이 설립됐다고 언급한 사실로 미뤄볼 때, 북한이 은행제도를 개편했거나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이른바 독립채산제로 인해 기업소들이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북한에서도 상업은행을 세워서 기업소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체제가 확립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남한 고려대학교의 남성욱 교수도 최근 남한의 주간조선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당국이 앞으로 금융개혁을 비롯한 경제개혁 전반에 손을 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남 교수는 북한당국이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를 내놓으면서 사회주의 테두리 안에서 실리를 구한다는 이른바 ‘실리 사회주의’를 표방했지만, 결국 북한당국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임금도 생산기여도에 따라 지급되면서 북한 주민들이 돈 버는 일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게 되자, 이것이 거꾸로 북한당국에게는 새로운 경제개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남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김연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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