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만톤 식량지원해도 北 기아문제 계속”

미국이 50만 톤의 식량을 북한에 지원하더라도 북한의 식량위기는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남한의 북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서울-하상섭 xallsl@rfa.org
2008.05.19
하상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은 지난 16일, 국무부 산하 USAID, 즉 ‘국제개발처’ 성명을 통해 ‘미국과 북한 간 대북 식량지원 재개 프로그램에 합의했다’면서 WFP, 즉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40만 톤, 그리고 미국의 비정부 기구를 통해 10만 톤 등 모두 50만 톤을 1년에 걸쳐 북한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남한의 북한농업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더라도 50만 톤이 일시에 지원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가을추수가 시작되는 9월 전까지 최대 20만 여 톤이 지원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럴 경우, 북한의 올해 식량 부족분 100만 톤에서 여전히 80만 톤이 부족해 북한의 기아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삽니다.

권태진: 20만 톤 정도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보거든요? 20만 톤을 채우면 80만 톤으로 줄어들지 않습니까? 미국의 지원만 가지곤 80만 톤이 부족하니까 아사자가 발생하죠. 그래서 다른 지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 상당히 기여를 하긴 하지만 미국의 식량지원만 가지곤 해결되진 않는다.. 이렇게 보는 거죠..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원에 더해 향후 중국이나 세계식량계획 등에서 식량지원이 이뤄져도 최대 20만 톤 정도가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럴 경우, 북한은 여전히 6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향후 북한 당국이 식량부족분 60만 톤을 확보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북한이 대량아사사태를 피해갈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이 60만 톤의 식량부족분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국 정부로부터 식량차관을 받는 것이겠지만 현재 이명박 정부가 북한이 요청하지 않으면 식량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란 원칙을 갖고 있는 이상 한국정부의 대북 식량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 당국은 베트남 등으로부터 외상으로 식량을 들여오는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입니다.

권태진:.. 남아있는 대안 중의 하나가 베트남에서 북한에게 대량으로 한 20~30만 톤 정도의 쌀을 외상으로 팔기만 한다면 금년도 위기는 겨우 넘길 수 있다.. 한국의 식량지원이 없더라도..

북한이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적인 만큼 얼마나 식량이 부족한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치를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한다는 것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북한의 정확한 실상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제기구와 남한 정부의 북한 식량난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지난 3월 FAO, 즉 ‘국제농업식량기구’는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을 400만 톤으로 추정한 한국정부와 달리 북한의 올해 식량 생산량을 300만 톤으로 발표해 100만 여 톤의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남한의 북한 농업 전문가들은 FAO가 제시한 300만 톤 곡물생산량은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입니다.

권태진: 그것은 FAO가 발표했다기 보다는 북한당국의 숫자를 그냥 전달했다고 보는데 저도 아주 자세한 자료가 없어서.. 300만 톤은 어떻게 해서 나온 건지 참 믿기 어려운 것이죠.. 왜냐하면 FAO는 식량작황을 조사하러 가지도 않았기 때문에 300만 톤이란 숫자를 제시할 수도 없는 겁니다..

심지어 미국의 시사 주간지인 <뉴스위크>는 18일자 기사를 통해 “유엔 기구들이 북한의 식량 수급에 큰 격차가 있다고 과장함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북한의 식량은 늘 부족하다고 인식하도록 했다” 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미 10여년 넘게 외부 지원을 통해 식량난을 극복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해마다 반복되는 만성적인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합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정광민 박사는 북한이 개혁개방에 본격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식량조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정광민: 식량부족은 북한이 매년 400만 톤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해마다 100만 톤 정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데 이것을 언제까지 반복할 수는 없고 이것을 자력으로 해결해야 되고 그렇게 되려면 개혁개방을 통해서 자기들이 필요한 식량을 자신들이 벌은 외화로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하고..

남한 내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무역을 통한 식량 확보 뿐 아니라 북한 내에서 자체적으로 집단농장체제에 대한 개혁을 통해서 자기 땅에서 자기 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한 중국식 개혁개방 노선을 택하는 것도 식량난 해소를 위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