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경제 투명성 제고 위한 ‘대북경협’ 추진돼야”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19.05.15
carnegie_CEIPb.jpg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이 15일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왼쪽부터), 마커스 놀란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부소장, 길버트 로즈만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 석좌,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RFA PHOTO/지예원

앵커: 앞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등 대북 경제협력 사업은 북한이 투명성과 반부패, 법치주의 등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지적했습니다. ‘관여를 위한 관여’가 아닌 북한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마커드 놀란드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부소장은 15일 향후 대북 경제협력은 북한에 투명하고 공정한 사업관행, 법치주의, 기업가 정신 등의 가치를 심어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놀란드 부소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소재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한반도 통일에 대한 한미 협력’(U.S.-ROK Cooperation in Korean Unification: A Stabilization Framework)을 주제로 개최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향후 개성공단 재개와 여타 남북 경제협력 사업은 ‘관여를 위한 관여’(engagement for engagement’s sake)가 아닌 목적성이 분명한 경제적 관여가 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대북 경제관여는 북한의 경제개발을 증진하고 호전적 본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북한이 투명성을 제고하고 부패를 퇴출하는 등 국제사회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놀란드 부소장: (대북 경제관여는) 목적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바람직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대북) 관여를 구성해야 합니다. (But, it has to be purposeful. We have to structure that engagement in a way that will have these desirable effects.)

그는 이어 중국의 대북 투자 및 교역은 빈곤한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중국의 부패한 사업관행이 자연스럽게 북한에 스며들고 있는 측면에서 ‘양날의 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향후 부를 축적하면서 중국의 얼굴 인식 장치 등을 도입해 주민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도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길버트 로즈만 미국 프린스턴대학 명예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반도 통일에 대한 중국의 핵심이익은 북한 핵무기 통제, 평화, 안정, 접경지역 난민 통제 등의 수준을 넘어선다면서, 한국도 한미동맹 보다는 중국의 이익에 편향될 수 있는 일종의 ‘경합국’(swing country)이 될 것으로 인식한다고 언급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재 미중 간 심각한 진통을 겪고 있는 무역협상이 북핵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행사장에서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미중 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진 것이 우려된다면서, 중국도 미국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 의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정민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미중 관계가 무역과 여타 사안으로 어려워질 경우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정민 선임연구원: (북한 문제에도) 매우 큰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역과 다른 사안에 대해 미중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왜 북한 문제에 대해 협력하겠습니까? (I think it has a huge impact because if you have a really frayed U.S.-China relations on trade and on other issues, why will the Chinese cooperate on North Korea?)

그러면서 그는 미중 관계 개선이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협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지만, 현재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양국 관계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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