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돕기’ 국제사회 손길 대폭 줄어

유엔을 통해 북한을 돕는 국제 사회의 지원이 예년에 비해 점점 줄고 있습니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09.02.24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유엔 산하 인도조정국(Office for the Coordinator of Humanitarian Affair)에 북한 지원을 목적으로 전달됐거나 약속한 금액은 총 1,260만 달럽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20만 달러보다 적습니다.

인도조정국의 재정편성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금까지 걷힌 1,260만 달러 중에서도 유엔의 긴급지원 예산에서 충당한 1,000만 달러를 제외하면 국제 사회가 지원한 금액은 호주가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UNICEF), 적십자사(RED CROSS)에 전달한 260만 달러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20만 달러에는 유엔의 긴급지원 예산이 한 푼도 포함되지 않았고 모두 국제 사회에서 걷힌 금액이었다고 인도조정국 측은 밝혔습니다.

유엔 인도조정국의 스테파니 벙커(Stephanie Bunker) 대변인은 지금까지 걷힌 올해의 대북 지원액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대북 지원에 동참한 국가는 예전보다 훨씬 줄었다 (We have seen participation in funding from fewer member states.)고 말했습니다.

유엔의 세계식량계획도 올해 11월까지 미화로 약 5억 365만여 달러를 모금하는 것이 목표지만 현재까지 목표액의 4.5%인 2천 2백여만 달러를 걷는데 그쳤습니다.

세계식량계획 측은 국제 사회가 긴급히 식량이나 자금 지원을 하지 않으면 지역 사무소를 폐쇄하고, 국제 요원을 다른 국가로 재배치하는 등 대북 사업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에서 보건의료 사업을 진행하는 유엔아동기금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어린이와 임산부의 의료 사업을 비롯해 수질과 위생 개선 등 대북 사업의 명목으로 1,300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지금까지 국제 사회의 지원 모금으로는 호주가 전달한 약 70만 달러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은 지난해에도 대북 사업을 위해 1500만 달러의 예산을 국제 사회에 요청했지만 이에 절반도 안 되는 약 7백만 달러를 모금하는 데 그친 바 있습니다.

유엔아동기금의 패트릭 매코믹 대변인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목표했던 예산을 채우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일부 대북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고 밝히고 여러 국가가 예전에 비해 북한을 돕는 데 인색해졌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남북 관계의 갈등으로 식량, 비료 지원 등의 교류가 중단된 가운데 세계식량계획 측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주요 지원국이 춘궁기에 접어든 북한을 위해 긴급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유엔 인도조정국의 벙커 대변인도 올해 북한에는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식량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한 국제 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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