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해 아리랑 공연 취소’ 통보
2014.02.06
앵커: 북한이 올해 ‘아리랑’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외국인 북한 관광 전문 여행사에 전격 통보했습니다. 김정은 시대를 맞아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집단체조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대규모 집단체조와 예술공연인 ‘아리랑’의 올 해 공연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가 6일 전했습니다.
고려여행사는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올 해 아리랑 공연이 없다는 점을 발표해 달라고 평양 측으로부터 요청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외화벌이와 체제선전 차원에서 매년 공을 들여온 아리랑 공연을 올 해 전격 취소키로 한 배경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까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식과 내용의 집단체조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해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일 집권 당시인 2002년 김일성 주석의 90회 생일을 기념해 첫 선을 보인 아리랑 공연을 김정은 체제 들어 확 바꿔야 할 필요성 때문이라는 겁니다.
고려여행사 측은 이른바 ‘꺾어지는 해’인 내년에 아리랑 공연이 새 주제와 내용으로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이 2015년 70주년을 맞는 조국 해방 기념일(8월15일)과 김일성, 김정일 생일 다음으로 중시하는 노동당 창당 기념일(10월10일)에 맞춰 새 집단체조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앞서 지난 해 9월에도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우리투어스’가 북한 관리들을 인용해 올 해 아리랑 공연이 취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반면 북한이 2012년 6월 여행사를 통해 그 해 아리랑 공연이 마지막이라고 통보한 뒤 이듬 해 3월 이를 번복한 전례가 있어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리랑 공연은 2002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05년 두 번째로 공연됐고 수해로 공연이 취소된 2006년을 빼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무대에 올려졌습니다.
하지만 연인원 1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공연에 동원되는 어린 학생들에 대한 학습권과 인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평양에서 집단체조 지도교사로 일했던 한 탈북자의 증언입니다.
탈북자: 연습은 거의 매일이라고 보면 되고, 애들이 혹사당한다는 건 이루 말할 수 없지요. 말 잘못하면 잡혀가고 안 하겠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고,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고,….
지난 해 7월22일 평양의 5월1일 경기장에서 막이 오른 2013 아리랑 공연은 폐막 예정일이었던 9월9일을 넘겨 9월30일까지 연장 공연됐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해 북한 주민과 외국인 130여만 명이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고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