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폭풍군단에 국영 탄갱 임대…특혜 논란
2023.12.18
앵커: 북한 당국이 폭풍군단으로 널리 알려진 11군단에 국영탄광의 일부 탄갱을 임대해주고 전기공급 등 특혜를 제공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에서 폭풍군단은 1969년 특수8군단을 모체로 창설된 후 다른 특수부대들을 흡수 통합하면서 지속적으로 확대 개편된 11군단입니다. 그런데 최근 평안남도 덕천지구탄광의 일부 탄갱을 임차해 석탄을 캐낸다는 소식입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지난 10월부터 폭풍군단 군인들이 덕천탄광 탄갱을 임차해 석탄을 캐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안남도에 자리하고 있는 덕천탄광은 내각 석탄성 산하 덕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소속으로 12개의 탄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6,500 칼로리 고품질 무연탄이 매장되어 있는 1갱부터 12갱 중에 폭풍군단이 임차한 탄갱은 9갱과 10갱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9갱과 10갱은 올해 개발한 탄갱이어서 탄층이 깊다”며 “폭풍군단이 탄갱을 임차하게 된 것은 군부와 내각이 합의해 덕천탄광 지배인에게 임대해주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각 갱마다 석탄을 캐고 있는 폭풍군단 군인은 15명 정도, 여기서 캐낸 석탄은 토장(적재장)에 적재해 놓았다가 군부대 트럭에 실려 난방이나 취사연료로 공급된다”고 말했습니다.
한 개의 탄갱에서 1일 생산되는 석탄 량은 보통 10~20톤 정도로 알려졌으며, 여기서 생산된 석탄은 폭풍군단 사령부와 폭풍군단 산하 일부 연대와 사단 지휘부에 우선 공급된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덕천지구탄광연합기업소 산하 제남탄광에도 두개의 탄갱이 폭풍군단에 임대되었다”고 전했습니다.
평안남도에 자리하고 있는 국영탄광 중에 덕천탄광과 제남탄광 탄갱이 폭풍군단에 임대된 것은 폭풍군단 사령부가 덕천지역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폭풍군단이 국영탄광 탄갱을 임차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어 “폭풍군단 사령부는 국방성 후방총국으로부터 난방·취사 연료를 공급받아 군단 산하 부대에 공급해야 하지만 군 당국이 군단 자체로 연료 해결을 하라고 강조하다 보니 상부에 덕천탄광 탄갱을 임차하여 석탄연료를 보장하겠다고 제기하며 승인받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은 군부대에 제대로 연료를 공급하지 못하게 되자 군부대 자체로 탄광 운영을 허용해왔습니다. 이에 군 총 정치국과 작전국 산하 등 군부 자체 탄광들이 수차례 개발되었지만, 군부대가 탄광을 개발하려면 탄광개발 목적을 명시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국가지질탐사국과 지하자원개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비준을 받은 광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폭풍군단은 광권도 없이 특수부대의 연료를 보장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국영탄광이 개발한 탄갱에서 국영탄광이 캐내어 할 탄을 캐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식통은 “폭풍군단이 임차한 탄광에서 채굴설비와 광차 등은 군부대 자체로 해결하지만, 채굴설비와 광차 등이 고장 나면 덕천탄광 기술과 소속 기술자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특히 폭풍군단이 석탄을 캐내는 탄갱에는 전기가 특별 공급되어 양수기와 광차 가동이 국영탄광보다 정상화 되고 있다”면서 “이에 일부 간부들은 국가경제에 돌려야 할 전기와 석탄 밭을 군부가 뺏는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