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새해 지원물자 강요에 불만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5.12.31

앵커: 북한 주민들이 새해벽두부터 인민군대지원과 발전소지원물자 조달압력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지원물자 조달압력 때문에 새해의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30대 남성은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맞는 올해 5월까지 발전소 건설을 무조건 끝내라는 김정은의 지시를 관철하기 위해 각 도에서 청년돌격대를 뽑느라 사람들을 추고(차출하고)있다”면서 “뽑히지 않는 청년들은 대신 장갑, 삽 등 지원물자를 바쳐야 한다”고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현지 방송분견대’를 통해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엄동설한에도 백두산발전소 3호 건설장에서 돌격대원들이 언땅까기에 여념이 없다고 매일 같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중앙tv 녹취: 북방의 엄혹한 강추위로 해서 땅이 얼어붙고 기초바닥이 강수위보다 낮아져 물이 스며드는 속에서도 돌격대원들은 굴착공사를 다그칠 수 있는….

소식통은 “연말을 맞아 직장에서 망년회(송년회)를 해야 하는데, 지원물자와 인력을 동원하라는 소동에 반갑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기업소에서는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지원물자를 조달할 능력이 없어 개인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그는 “도와 시군 청년동맹에서는 지원물자를 내라고 각 단위에 압력을 넣고 있다”면서 “도에서는 수거된 지원물자를 한 곳에 모아두었다가 자동차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새해 첫 전투가 시작되는 날이면 농촌에 퇴비를 반출하는 이른바 ‘퇴비전투’를 벌이는 관행이 있는데, 이번 2016년 새해 첫 전투 날에는 지원물자를 차에 실어 보내는 장면을 연출하는 등 대대적인 선전전에 매달리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맞아 김정은 정권 2기 진영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백두산 3호발전소 완공을 가시적인 성과 대상으로 정하고 전력을 투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가 당 제7차대회의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필요한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더 많은 인력을 외국에 내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청년동맹에 뒤질세라 북한 여성동맹도 인민군대 지원물자를 수거하느라 여맹원들을 호되게 몰아세우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포시에서 국경지방에 나온 50대의 한 북한여성은 “여맹은 여맹대로 12월24일 김정숙 생일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날(12월30일)을 맞아 군대지원물자를 걷는 데 극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매 인민반별로 목달개와 손톱깎개, 치약, 치솔, 비누곽 등 세면도구를 일식으로 갖춰 내라고 포치(지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군대식으로 명령하는 데 습관된 여맹지도부는 각 도별로 ‘여맹돌격대’라는 것을 조직해 여성들을 각종 중노동 현장에 투입하고 있으며, 노동을 할 수 없는 여성들에게는 현금으로 내라고 노골적으로 주문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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