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자들, 북중러 접경지대 환경 조사…“북한 환경파괴 심각”
2024.01.09
앵커: 북중러 접경지대 중 북한 지역의 환경이 가장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중국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연변대학교 등 소속 학자들은 최근 ‘개선된 환경파괴지수를 활용한 북중러 초국경지역의 환경 지속가능성 평가(Assessing the environmental sustainability of the transnational area of China, North Korea, and Russia using an improved environmental degradation index)’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의 길림성 통화시, 백산시, 요녕성 단동시, 번시시, 북한의 양강도, 자강도, 함경북도, 그리고 러시아의 하산 지역의 생태, 토양, 물, 공기 등 4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환경 지속가능성을 평가한 결과를 담았습니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지역 중 북한 지역의 환경이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북한에서 환경 지속가능성이 훼손된 지역의 비중은 68%에 달한 반면 환경 지속가능성이 개선된 지역의 비중은 약 7%에 그친 겁니다. 지역별로는 양강도와 자강도의 환경파괴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국 지역의 경우 33%는 환경이 훼손됐고 31%는 환경이 개선됐습니다. 러시아 지역의 경우 약 66%가 환경이 개선됐습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중국, 북한, 러시아 정부가 공동으로 환경 보호 정책을 수립하고 접경지대와 동북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백성호 연변대학교 조선반도연구원 교수는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중러 접경지대의 환경 관련 학자들의 연구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북중러 정부 간 협력을 위한 실질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에서는 주민들이 식량과 땔감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산림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며 북한 산림 복구는 북한 주민들의 생존과 관련된 식량,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달성할 수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백성호 연변대학교 조선반도연구원 교수: (북한은) 유류 공급이 안돼서 나무로 주로 땔감을 쓰다 보니까 산이 민둥산이 된 것도 그런 부분이 많거든요. 그래서 식량, 에너지 문제를 같이 해결하지 않으면 산림 녹화를 달성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1999년부터 북한의 산림 실태를 10년 단위로 분석·조사하고 있는 한국 국립산림과학원의 위성영상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북한 산림 황폐지의 면적은 전체 산림면적의 28%인 262만 헥타르에 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