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제재로 수출길 막힌 냉동 도루묵 군부대에 공급
2024.02.27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군부대들에 냉동 도루묵을 공급하며 김정은 총비서의 은덕과 사랑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겨울철 11~12월은 동해에서 도루메기(도루묵) 제철입니다. 이전에는 알을 품은 냉동 암 도루메기를 중국에 많이 수출했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현재는 그렇지 못한 상황입니다.
함경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5일 “함경남도에 주둔하고 있는 7군단 부대들에 냉동 도루메기가 공급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김정은의 사랑과 은덕에 의한 것이라는 선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각 군부대에 공급되는 냉동 도루메기는 군단 산하 수산사업소에서 잡은 것”이라며 “올겨울 군부 산하의 큰 수산사업소들이 도루메기를 많이 잡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료, 어구 자재 등을 국가에서 보장받는 군부 산하 수산사업소와 달리 민간 소속 수산사업소와 각 공장 기업소 부업선은 모든 것을 자체로 해결해야 합니다. 잡은 수산물을 팔아 필요한 경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유엔 제재로 수산물 수출이 막힌 후 사회 수산사업소와 공장 기업소 부업선들이 돈이 되지 않는 도루메기 잡이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북 제재 이전에 북한산 냉동 암도루메기 중국 수출 가격은 톤당5000~6,000위안(미화 762~832달러)이었습니다. 현재 함경남도 단천 시장에서 생물 도루메기 1킬로 가격이 내화 1,500(미화0.18달러)~2,000원(미화0.24달러)으로 중국 수출가격의 1/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이어 그는 “단천에 있는 8군단 소속의 한 대대에 20킬로 냉동 도루메기 판대기 10개가 공급되었다”며 “2.16(김정일 생일)을 맞아 군단 내 각 부대들에 순차적으로 냉동 도루메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군 보병 한 개 대대 인원을 380명으로 보면 1인당 냉동 도루메기 520그램씩으로 군인 1명당 2마리 정도 차려진 것으로 됩니다.
소식통은 계속해서 “정월대보름 점심에 찐 도루메기가 반찬으로 나왔는데 식사하기 전 대대 정치지도원이 식탁에 오른 도루메기가 김정은의 사랑과 은덕에 의해 공급된 것임을 잊지 말고 충성과 효성을 다하자는 선전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함경북도의 다른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26일 “두만강을 지키는 국경경비대에도 냉동 도루메기가 공급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온성에 있는 한 국경경비대 중대에 냉동 도루메기 7판대기(20킬로짜리 7개)가 공급돼 가족 살림을 하는 군관(장교)들에게 2킬로씩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군인들이 먹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전에는 국경경비대가 밀수를 하거나 도강하는 사람들로부터 돈과 물자를 많이 받아 식사 질이 괜찮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번에 공급된 냉동 도루메기는 청진에 있는 (국경경비대)27여단 자체 수산부업선이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 전체에 냉동 도루메기가 공급된 것인지는 명확치 않으나 지방 일반 군부대에 대한 냉동 도루메기 공급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올 겨울 도루메기가 많이 잡힌 상황에서 수출길이 막히다보니 사기 진작과 충성 독려를 위해 군인들에게 공급된 것이란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동해와 인접한 북한 주요 도시에 수산사업소, 각 지역에 소규모의 수산협동조합, 일부 공장들도 수산부업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군부도 국방성 후방총국과 각 군단 급 부대들이 자체의 수산사업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2013, 2014년에 새로 만들어진 8월 25일 수산사업소와 1월 8일 수산사업소는 각각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이 선군 영도를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날과 김정은 총비서의 생일과 관련한 명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