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 식량난, 지난해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분배 문제”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23.02.16
통일부 “북 식량난, 지난해 새로운 정책으로 인한 분배 문제” 2003년 7월 10일, 함경남도 락원군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유럽연합이 제공한 밀 배급량을 북한 공공물류센터(PDC) 직원이 계량하고 있다.
/AFP

앵커: 북한이 지난해 10월 이후 새로운 양곡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북한 내 식량의 분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한국 통일부가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16일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식량에 대한 당국 차원의 통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10월 이후부터 새로운 양곡 정책을 도입해 개인 간 곡물 거래를 단속하고 수매 가격 현실화 및 양곡판매소를 통해 시장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식량을 판매하려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정책이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주민들의 식량 조달에 여러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식량 공급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그 과정에서 지역 및 시기적으로 식량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보다 분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해 11월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당국이 장마당에서 주민들 간의 개별적인 식량 거래를 못하도록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지난 7일에는 북한 당국이 국가양곡판매소를 축소하고 장마당 식량 거래 금지 조치를 완화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완전히 식량 거래를 중지시키려 했다는 확인은 못하겠으나 기본적으로 장마당을 통한 식량 거래가 예전처럼 자유롭지 않다이와 관련한 여러 정황들도 나왔기 때문에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당국자는 북한 당국이 주민 개인 간의 식량 거래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한 것은 맞는 것으로 본다면서 해당 정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농업의 중앙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추세라며 “(이로 인해) 장마당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의 소득이 감소하고 있어 식량 조달 등 여러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이 당국자는 지난 15일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북한 내 식량 상황을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의 어려움까지는 아니라고 설명한 부분에 대해선 “(아사자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아사자가 나오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앞서 권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의 어려운 식량난을 언급하며 북한이 최근 세계식량계획(WFP)에 지원을 요청한 바가 있음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권영세 한국 통일부 장관(지난 15): (북한이) WFP 측에 지원을 좀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WFP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놓는데, 이 부분에 있어 의견이 맞지 않아서 진전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악화하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식량 수입이나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올해 2월 기준의 북한 권력기구도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3월과 비교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인사는 40%이상, 비서국 인사는 60%이상이 대폭 물갈이 됐습니다.

 

각 부분별로 연령과 전문성, 공훈 등이 고려된 인사로 통일부는 분석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노동당의 통제 및 선전·선동 역량이 강화됐습니다. 통일부는 선전선동부와 조직지도부 간부의 위상 강화는 김정은 통치의 장기적 안정성 확보를 위한 사상, 교양 사업의 본격화 의도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당 전문부서는 22개로 추정되며 조직지도부를 비롯한 11개 부서장이 교체됐습니다. 조직지도부장은 조용원, 통일전선부장은 리선권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군 서열 1위의 교체와 국방상, 총참모장, 사회안전상 등 직위의 순환 인사도 주목됩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군 서열 1위였던 박정천이 당 비서 및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위에서 해임됐고 해당 직위를 리영길이 이어 받았습니다.

 

북한 국방상은 리영길에서 강순남으로 교체됐고 총참모장과 사회안전상의 경우 순환 인사가 이뤄졌습니다. 기존 총참모장이었던 리태섭은 사회안전상으로, 기존 사회안전상이었던 박수일은 총참모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기자 목용재,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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