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식량난 타개 위해 국제사회 인도지원 수용해야”

서울-이정은 leeje@rfa.org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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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식량난 타개 위해 국제사회 인도지원 수용해야” 북한의 한 식량배급소에서 여성들이 옥수수를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REUTERS

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의 식량 사정과 건강 상태 개선을 위해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 인도지원을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6일 발표한 조선노동당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평가보고서.

 

김종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이번 전원회의가 북한 내 식량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개최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북한의 핵무력 강화 전략으로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한국, 미국 등 국제사회와 북한 간 장기적 대결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식량난에 침묵하다가는 중장기적으로 버틸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관개체계 완비, 기계화, 간석지 개간 등 이번 전원회의에서 논의된 식량증산 대책은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기 보다는 기존에 제시된 방안을 반복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하거나 북한 농촌의 근본적인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살림집 건설 등 농촌진흥 중심 정책이나 주민들에게 노력 동원을 강제하는 정치사상 몰이 방식만으로는 난관을 돌파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통일연구원의 정은미 북한연구실 연구위원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제재 장기화, 불완전한 국경개방 등 식량 수급에 불리한 대내외 환경과 더불어 밀 농사 확대 등 김정은 총비서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정책이 북한의 식량 자급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십년 동안 경험이 축적된 옥수수 농사에서 경험이 부족한 밀 농사로의 급격한 전환으로 농업지도 기관의 간부들은 물론 생산 주체인 농장원들의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정은미 연구위원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건설 사업에 동원되는 수십만의 노동력 그리고 군대와 군수산업 종사자들을 먹여 살리는 데 소요되는 식량 수요도 북한의 식량 자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 북한에서 심각한 식량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수 있지만 이상기후, 코로나 사태 지속, 미중 대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격화 등 세계적 복합위기 속에서 북한의 식량안보 전망은 밝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내 취약계층에 대한 식량과 영양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하며 실행 방법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국경봉쇄 장기화와 시장활동 제한으로 영양 상태가 악화된 북한 주민들이 각종 질병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며 북한 당국의 인도적 지원 수용이 시급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 지난 3년간 코로나 봉쇄로 인해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알아서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안 되어 있거든요. 실질적으로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주민들의 영양 상태도 악화되고 영양 상태가 악화되다 보니까 각종 질병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인도적 지원이나 교류 협력을 통해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된다고 봅니다.

 

앞서 미국의 대외원조 기관인 국제개발처 측은 지난 3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북 인도적 지원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북한이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산하 인도지원사무국(ECHO)도 지난 3일 발표한 사실자료(factsheet)에서 올해 북한에 대한 유럽연합의 인도적 자금 지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형 코로나 발병에 따른 국경 폐쇄로 북한 내에서 인도적 활동을 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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