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식량난 실태 파악 어려워”
2021.05.05
앵커: 국제기구들이 북한의 식량난 실태 파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 연합체인 세계식량위기네트워크(Global Network Against Food Crises)가 5일 ‘2021 세계식량위기 연례보고서(Global Report on Food Crises 2021)’를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식량부족 국가들을 최소상태(minimal)와 긴장상태(stressed), 위기상태(crises), 비상상태(emergency), 그리고 기근상태(catastrophe/famine) 등으로 나누고 북한을 위기상태 이상 등급에 포함시켰습니다.
보고서는 위기상태와 그보다 더 식량안보 상황이 안 좋은 비상상태와 기근상태를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태(urgent action required)’로 분류하고 있는데 북한의 경우 그만큼 식량상황이 열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빗 비즐리(David Beasley) 사무총장은 이날 온라인 보고서 설명회에 나와 굶주리는 이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비즐리 사무총장: 이 보고서는 식량위기에 직면한 사람들, 그러니까 단지 생존을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전례없이 전 세계 55개국의 1 억 5,500 만명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정확히 북한의 식량난이 어느정도 심각한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을 포함한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15개국이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유엔 측에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국경이 닫히고 국제구호단체 관계자가 모두 북한을 떠난 상황에서 북한의 식량안보 상황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보고서를 발표한 세계식량위기네트워크 측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과 같이) 접근이 어렵고 자료부족이 심한 나라는 항상 문제가 된다”며 “식량위기보고서가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쓰여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앞서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Economic Research Service)는 4월 쌀 전망 보고서(Rice Outlook: April 2021)에서 북한의 올해 쌀 작황이 지난해와 비슷하게 나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의 올 가을 쌀 생산량을 도정 후 기준 136만 톤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7년 전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199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