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북부 산간지대 식량난, 코로나 시기보다 더 심각
2023.05.18
앵커: 인민군 군인들까지 총동원해 모내기를 독려하는 북한, 그러나 정작 북부산간지대의 협동농장들에서는 먹지 못해 일하려 나오지 못하는 농장원들이 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표적 감자생산지인 양강도 대홍단군, 밭갈이와 감자파종이 한창이지만 “10명 중 3명은 출근을 하지 못하고, 그나마 출근한 농장원들도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먹지 못해서라고 하는데 당장 아사자가 발생할 지경까지 이르자 급해 맞은 북한 당국이 말단 당, 행정 책임자들에게 대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양강도 농촌경리부문의 한 소식통은 16일 “현재 양강도와 자강도에 출근률 60%대도 못 맞추는 협동농장들이 많다”며 “지금 양강도와 자강도의 협동농장들에서 겪는 식량난은 코로나 시기였던 2022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하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이맘때(2022년 5월)의 경우 북한에서 코로나가 절정이었던 시기여서 서로간 접촉을 막기 위해 가족별로 일정하게 토지를 나눠준 뒤 경작하도록 해 낮은 농장 출근률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양강도와 자강도는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주식 작물인 감자와 강냉이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황해북도와 강원도 지역 협동농장들의 식량난도 심각하다고 알려졌지만 양강도나 자강도의 협동농장들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감자생산으로 유명한 대홍단의 경우 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정보당 적게는 8톤, 많게는 15톤의 감자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며 “봄철 파종에 필요한 감자가 정보당 8톤이니 결국 종자도 겨우 건졌다는 얘기”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올해 양강도의 경우 농장원들이 부족한 종자를 자꾸 훔쳐 먹으면서 감자 종자가 매우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18일 현재, 양강도 소재지인 혜산시 장마당에서 감자 1kg당 내화(북한 돈) 2천원(0.2달러)인데, 이는 2015년 이후 제일 비싼 가격”이라며 “그만큼 북부산간지대 주민들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근거”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17일,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아사자가 발생한 기관, 협동농장의 당, 행정책임자들을 엄벌한다는 중앙당 조직지도부의 지시가 5월 8일, 기관장, 초급당비서 회의에서 전달되었다”며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게 조치하라는 지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식량이 나올 곳이 없는 협동농장의 관리위원장, 초급당비서들은 돈주(신흥부자)들에게 식량을 구걸하고 있다”며 “가을에 배로 갚기로 하고 식량을 꾸어 아사위기에 처한 농민들에게 목숨을 연명할 정도로 나눠 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문성휘,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