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더 얻기 위한 벌채가 북 식량난 가중”
2020.05.19

앵커: 식량을 더 얻기 위해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무분별한 산림 벌채가 오히려 식량난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농부 뿐만 아니라 온 나라가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분명히 풍년이 들 겁니다.”
지난 15일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올라온 북한 당국의 홍보 동영상입니다.
북한 남포특별시 강서구역 청산 협동농장에서 식량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진행자의 뒤로 보이는 산들이 눈길을 끕니다.
논과 맞닿아 있는 산은 상당 부분 벌건 흙을 드러냈고, 일부분은 나무 없이 풀만 덮여 있습니다.
미국의 전기∙전자 기술자 협회(IEEE)는 최근 자체 학술지를 통해,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북한의 산림황폐 면적이 1천407제곱 킬로미터였던 것이 2000년부터 2015년까지는 2배가 넘는 3천769제곱 킬로미터로 넓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로 나무를 베던 곳도 해발 100미터에서 300미터였던 것이 300미터에서 1천 미터까지 올라갔습니다.
북한의 농경지는 같은 기간 각각 1천256제곱 킬로미터에서 3천910 제곱 킬로미터로 넓어졌고 북한의 전체 산림 황폐율은 28%로 나타났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이달 초 ‘2020 세계산림자원평가(Global Forest Resources Assessment 2020)’를 발표하고, 전 세계적으로 숲이 지속적인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반도 환경 안보 분석가인 스웨덴 민간연구기관 ’안보 및 개발정책 연구소(The Institute for Security and Development Policy)’의 알렉 포르스(Alec Forss) 연구원은 19일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은 특히 난방과 요리, 그리고 경작지 개간 때문에 삼림이 파괴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그는 또 “최근 북한은 나무심기 운동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산림 관리와 감시, 용량 구축, 그리고 관련 기술 부족 문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산악지형이 많아 경작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벌채가 많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식량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토양 침식 뿐만 아니라 홍수, 산사태의 발생 증가에도 큰 여향을 미친다”며 “가장 바람직한 산림 황폐화 방지 방법은 경사진 땅을 경작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지만,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산림 보존보다는 식량 생산을 우선 순위로 두고 있기 때문에 산림 회복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18일 '코로나19가 식량 위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북한 등 47개국 1억8천30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19일, 올해 북한의 곡물 부족분을 약 86만 톤으로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