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원 없으면 북한 올해 식량난 극복 어려워”

워싱턴-홍알벗 honga@rfa.org
2021.06.02
“중국 지원 없으면 북한 올해 식량난 극복 어려워” 북한 여성들이 도로 위에서 수확한 곡물을 말리고 있다.
/AP

앵커: 좋은 기상 여건에도 불구하고, 올해 북한의 곡물 수확량은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식량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북한의 농업 및 식량 상황, 2021 전망’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440만 톤으로 연간 식량 수요량 575만 톤보다 135만 톤이 부족했습니다.

이만한 부족량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올해는 북한 작황이 지난 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란 분석입니다.

충분한 농업용수 확보와 온화한 날씨 덕분에 모내기 등 농사의 시작은 순탄한 듯 보였지만 농자재 확보가 큰 걸림돌입니다.

지난해부터 북한은 흥남비료연합기업소와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의 비료 생산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공사를 추진했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과 4월 두 달동안 북한은 중국에서 총 5만2천 톤의 비료를 수입했지만, 소요량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결국, 올봄의 자연적인 여건은 벼와 옥수수 농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료와 농기계의 연료 등 부족한 농자재의 공급 상황은 올해 작황에 부정적이란 지적입니다.

보고서는, 올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북중 국경을 활짝 열고 시장 통제를 최소화해 시장에서 식량 거래에 참여하는 상인의 활동을 충분히 보장함으로써 중국과의 비공식적인 식량 교역이라도 활성화되도록 하는 것이 맨 먼저 할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난 해소를 위해선 중국과 국제사회의 대규모 지원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권태진 원장: 전반적으로 올해 북한의 식량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작년 가을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꽤 많은 양을 도입하지 않으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울 겁니다. 핵심은 중국이 북한에 얼마만큼 식량을 지원할거냐 하는 것이 일종의 관전포인트인데, 중국의 지원 없이는 북한이 올해 식량난을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만 “(국제사회의 지원을 위해서는) 핵문제 해결이라는 더 어려운 문제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 모든 것이 북한 당국에 큰 짐이 되지만 어려운 주민을 생각하면 기꺼이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는 최근 공개한 4월 쌀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올 가을 쌀 생산량은136만 톤이 될 것이라며, 이는 27년 전인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1994년 약 150만톤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달 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 연합체인 세계식량위기네트워크는 ‘2021 세계식량위기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을 식량부족 국가 중에서도 ‘긴급조치가 필요한 상태인 국가’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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