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일부 주민 ‘개구리밥’을 식량대용으로 이용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2.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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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일부 주민 ‘개구리밥’을 식량대용으로 이용 전남 담양군 수북면 영산강 상류지역에 개구리밥과 마름 등 수생식물이 떠내려와 무리를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일부 북한주민들이 식량난을 견디다 못해 수생식물인 개구리밥을 식량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에서 오리, 게사니(거위), 돼지 등 동물사료 대용품으로 선전하는 개구리밥이 주민들의 식량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2일 “요즘 강이나 고인물을 찾아다니며 개구리밥 채취에 나서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심각한 식량부족에 직면한 일부 주민들이 고인 물에서 자라는 개구리밥을 채취해 식량에 보태려는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웅덩이 등 고인물에서 빨리 자라는 개구리밥과 애국풀은 오리나 게사니(거위), 돼지의 식물성 보충사료로 알려져 있다”면서 “하지만 가을철을 맞아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가난한 주민들은 하는 수 없이 개구리밥을 채취해 식량에 보태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당국에서는 지난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시기에 주민들에게 개구리밥과 애국풀 서식지를 조성할데 대한 지시를 내린 바 있다”면서 “애국풀과 개구리밥은 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이 가능한 비타민 사료라고 선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여름부터 일부 절량세대 주민들은 개구리밥을 채취해 옥수수가루와 섞어 죽을 끓여 먹기 시작했다”면서 “전에는 주로 산나물을 채취해 옥수수 가루와 섞어 죽을 쑤어 먹었으나 산림보호를 이유로 입산을 막는데다 먹을만한 산나물도 구하기 어렵게 되자 주민들이 할 수 없이 개울가나 물웅덩이에서 개구리밥을 채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개구리밥은 주로 식량문제로 학교에 가지 못한 학생들과 나이가 많아 사회동원에서 배제되는 노인들이 채취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개구리밥을 말려서 2kg에 내화 3천원에 팔아 옥수수 1kg(내화 2,700)를 구입하기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요즘 농촌지역 주민들속에서 개구리밥을 대용식품으로 이용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가을철에 협동농장의 농작물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주민들이 농작물 훔치기가 어렵게되자 대용 식량을 구하기 위해 연못이나 물 웅덩이를 찾아간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구리밥은 연못이나 고인 물에서 번식이 빠른 수생식물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면서 “물에 뜬채 자라는 떠살이(부유)식물로 만문한(부드러운) 식감에 비타민이 많이 함유돼 있어 주민들이 식량대용으로 옥수수가루에 보태어 죽을 쑤어 먹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농작물이 익어가는 가을이 되면 농민들이 몰래 포전에 들어가 식량을 조금이나마 집에 가져갈 수 있었으나 올해는 그 길 마저 막혀 식량사정이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가을에 탈곡한 후에 걷어가던 군량미를 이제는 포전채 군부대에 떼어주고 군부대에 배정된 군량미포전에는 수확철이 다가오면 농장원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군인들이 24시간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까지 개구리밥이나 애국풀은 동물의 사료대용으로 이용해 왔는데 이를 농사짓는 농민들이 먹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썩은 물에서 채취한 개구리밥을 먹고 이질과 설사 등 수인성 질병으로 고생하는 주민이 나타나는 등 요즘 식량부족으로 절량세대 주민들이 겪는 고통은 고난의 행군 때보다 더 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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