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농무부 “올해 북 식량상황 지난해보다 악화”

워싱턴-이경하, 지에린 rheek@rfa.org
202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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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yphoon_rice_b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황해북도 은파군 대청리 수해현장을 한 달 만에 다시 찾아 복구 상황을 현지지도 하는 모습. 사진은 논에서 직접 낱알을 확인하는 김 위원장.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올해 코로나19와 홍수,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해 지난해 보다 올해 식량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미국 농무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전문가들도 같은 의견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서비스(Economic Research Service)는 최근 공개한 10월 쌀 전망 보고서(Rice Outlook: October 2020)에서 북한의 올해 쌀 작황이 지난해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보고서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북한의 식량작물 중 옥수수, 콩 등을 제외한 올 가을 쌀 생산량을 도정 후 기준 136만 톤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26년 전인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1994년 약 150만톤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아울러 이번 경제조사서비스의 보고서는 북한의 식량 공급과 필요 상황, 쌀 수출 자료, 식량 부족량 등을 고려할 때, 올 한 해와 그리고 내년 한 해 동안 북한이 수입해야 할 쌀 규모를 각각 20만톤과 22만톤으로 내다봤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북한의 쌀 생산량 전망치가 136만톤으로 변동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22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올 여름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농경지에 큰 피해를 입은 북한의 쌀 생산 추정치가 변동이 없는 데 대해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22일 미국 농무부의 쌀 생산량 전망치가 기존 한국의 농촌진흥청,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추정치하고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농무부가 북한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전세계 60여개국의 대략적인 쌀 생산량 전망치를 추산하고 있고, 북한 관련 정보가 매우 제한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권태진 원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에서 이번 달에 추수가 마무리되는 상황이지만, 대북제재가 지속되고 코로나19 와 자연재해까지 겹쳐 올해 식량 상황이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권 원장은 지난해 한국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지난 한 해 북한의 모든 곡물 생산량 464만톤 보다 올해에는 20만톤 가량이 더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권태진 원장: 올해 북한의 모든 곡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적어도 지난해 보다 20만톤 이상은 더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들도 예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 한국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9년도 북한 식량작물 생산량’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북한에서 생산된 식량작물은 총 464만 톤으로, 작물별 생산량은 쌀이 224만 톤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옥수수 152만 톤, 감자와 고구마 등 서류 57만 톤, 보리류 15만 톤, 콩류 및 기타 잡곡 16만 톤 등이었습니다.

특히 권 원장은 올해 1월부터 코로나19로 북중 국경 봉쇄가 강화되며 식량 수입이 급감한 데다 8∼9월 폭우와 태풍으로 인해 주요 농경지가 큰 타격을 입은 것이 올해 식량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민 격리 등을 통해 주민들 간의 접촉을 줄이는 과정에서 협동농장 등 농업 노동력 확보에 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추수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워싱턴의 정책연구소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올해 잠재적인 식량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과 달리 북한의 태풍 등 자연재해 복구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요 농경지와 농업시설에 큰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태풍 피해 재건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농업 생산량을 전면적으로 회복했는지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MSF)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 사태로 지원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대북지원을 강조했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 대변인은 “(북한의) 국경봉쇄와 이동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의료적인 필요에 가장 잘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계속 평가하고 있다”며 “북한 내 코로나19나 식량 불안정과 관련한 (지원) 필요가 증가할 경우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면제를 새로 신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앞서 14일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및 함경북도 주민들의 결핵 치료 지원 프로그램을 위한 19가지 구호물자의 대북 반입에 대해 앞으로 1년 간 제재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대변인은 또 “국경없는의사회는 올해 초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역량 강화와 관련된 물품을 전달했다”고 전하면서도, 현재 북한 내 상주 직원이 없어 현지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리긴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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