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북한의 식량 안보가 더 악화될 수 있다며 우려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와 세계식량계획은 북한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들의 식량안보 상황을 평가한 '11월 긴급 식량불안정 조기경보 분석 공동 보고서'(FAO-WFP Early Warning Analysis of Acute Food Insecurity Hotspots - November 2020)를 10일 공개했습니다.
이 두 기구는 지난 6일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 상황 불안정에 관한 우려가 계속 남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적 제약이 북한 주민들의 식량 불안정에 대한 취약성을 증대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Concerns remain about vulnerability to food insecurity due to the economic constraints resulting from efforts to contain the COVID-19 pandemic.)
특히 보고서는 북한과 같이 식량 사정이 이미 어려운 국가들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실제 북한은 지난 2월 국경 봉쇄조치로 모종 등 농산물 수입 감소와 비료, 농자재, 농기계 연료 부족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두 기구는 올해 과도한 강우량과 홍수, 태풍 등 불규칙한 자연재해에 따른 식량 불안이 북한 내 주민들에게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아프리카의 부리키나파소, 나이지리아, 남수단, 예멘 등 4개국을 심각한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는 기근 경보 국가로 지정했지만, 북한은 북한 내 정보 부족으로 인해 제외됐다고 밝혔습니다.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has been excluded from the hotspot list due to minimal evidence.)
현재 이 두 기구는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북한의 정확한 곡물 피해를 측정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농경지 습기는 수확을 앞둔 농작물 발육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식량안보 전문가인 미국 미주리대학의 제리 넬슨(Jerry Nelson) 명예교수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북한 전체 인구 중 약 60%가 하루 기본 열량 2100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북한의 국경봉쇄 조치와 제재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의 곡물 수입 감소 등이 식량상황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자연재해와 비료부족 등으로 인해 북한의 식량생산이 가능한 비옥한 토지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토지의 지속적인 이용에 따라 토지 자체의 농작물 생산력도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넬슨 교수: 북한의 작물 생산성은 매년 악화되고 있습니다. 농장의 연료 공급과 기계화 부족도 주요 요인입니다.
이어 그는 겨울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북한의 비닐하우스 부족 등으로 인해 겨울철 식량난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인 식량 지원뿐만 아니라 종자 품질 개선, 농업 기계화 등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기구인 '지구관측 글로벌 농업 모니터링 그룹'(Group on Earth Observations Global Agricultural Monitoring, GEOGLAM)은 지난 5일 '11 월 농작물 보고서: 조기 경보'(Crop Monitor for Early Warning)를 공개했습니다.
이 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 주요 수확철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옥수수와 쌀의 수확이 지난 9~10월에 걸쳐 마무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지난달 식량농업기구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지난 8월 태풍과 홍수의 영향으로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주요 곡창지대의 토양 수분량이 지난 10년 간 최대치를 기록해, 수확 직전 단계의 농작물이 피해를 입어 수확량이 감소한 지역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앞서, 식량농업기구는 지난달 26일 '세계정보∙조기경보 북한 국가보고서(GIEWS Country Brief DPRK)'를 통해 올해 북한 내 폭우와 홍수가 수확철의 주요 특징이라며, 북한의 올해 농업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5월 올해 북한이 약 86만톤의 곡물이 부족할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는 통상적인 북한의 쌀을 포함한 모든 곡물 수요량인 약 550만 톤에서 한국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 464만 톤을 뺀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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